“논리적 추론 필요한 추리소설과 공학 닮았죠”
2025년 09월 16일(화) 19:45 가가
소설 ‘탐정 명아루’로 ‘제1회 셜록홈즈상’ 대상 수상 GIST 배연우씨
2023년 ‘탐정 수정’으로 문학동네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
한국서 미스터리 장르 성장·추리소설 매력 알리는 데 기여하고파
2023년 ‘탐정 수정’으로 문학동네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
한국서 미스터리 장르 성장·추리소설 매력 알리는 데 기여하고파
폐가로 들어간 뒤 모습을 감춘 괴물에 대한 괴담이 학교에 퍼지고 갑자기 연못의 물이 썩어 물고기들은 폐사한다. 교실에 있던 저주인형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초등학생 탐정 명아루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추론해 나가고 이 모든게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듣기만 해도 오싹해지는 이 이야기는 최근 발간 된 미스터리 소설 ‘탐정 명아루’(비룡소)의 줄거리다.
추리소설의 저자는 다름아닌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배연우(여·21)씨. 배씨는 이 소설로 비룡소 ‘제1회 셜록홈즈상’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괴담을 바탕으로 공포와 추리를 결합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공계 대학생이자 추리소설 작가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배씨는 지난 2023년 소설 ‘탐정 수정’으로 문학동네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추리소설과 공학은 비슷한 점이 많아요.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이나 비논리적인 현상 모두 결국은 안에 얽힌 실타래를 풀고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둘 다 논리적 추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죠.”
청주 출신으로 초등학생 때부터 이공계열 진학을 꿈꿨던 그는 과학고 졸업 후 자연스레 과학기술에 대한 깊이있는 공부를 위해 GIST에 입학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소설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중학교 3학년 때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X의 헌신’을 읽고 본격적인 추리소설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추리소설 특성상 야심한 밤, 스탠드 하나에 의지해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작가의 모습이 상상되지만 배씨가 주로 소설을 쓰는 시간은 ‘아침’이다. 그는 학기 중에도 학업과 집필을 병행하기 위해 남들보다 조금 일찍 눈을 뜨고 책상 앞에 앉는다.
그는 친구와 떠난 여행지의 숙소에서 CCTV가 복도에는 있고 엘리베이터 앞에는 없을 때 알리바이 트랙(범행이 일어난 시간에 범인이 그 장소에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며 일종의 ‘직업병’을 갖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배씨가 가장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는 일본의 아야쓰지 유키토, 아야쓰지의 작품은 과학기술이 발전되지 않은 1980년대 고립된 섬, 대저택 등을 배경으로 한다.
“아야쓰지의 소설은 앞부분의 단서를 독자가 인지하고 있으면 충분히 추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와 독자간의 ‘공정한 대결’이 가능합니다. 독자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좋아해서 이런 점을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배씨는 졸업 후 과학기술학(STS) 분야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그는 “납득되지 않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지레 겁먹거나 넘겨버리는 것이 아닌 차근차근 따져보는 태도가 추리소설의 매력”이라며 “한국에서 본격 미스터리 장르가 더 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추리소설의 매력을 알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추리소설의 저자는 다름아닌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배연우(여·21)씨. 배씨는 이 소설로 비룡소 ‘제1회 셜록홈즈상’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괴담을 바탕으로 공포와 추리를 결합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추리소설과 공학은 비슷한 점이 많아요.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이나 비논리적인 현상 모두 결국은 안에 얽힌 실타래를 풀고 결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둘 다 논리적 추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죠.”
![]() ![]() |
그는 친구와 떠난 여행지의 숙소에서 CCTV가 복도에는 있고 엘리베이터 앞에는 없을 때 알리바이 트랙(범행이 일어난 시간에 범인이 그 장소에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며 일종의 ‘직업병’을 갖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배씨가 가장 좋아하는 추리소설 작가는 일본의 아야쓰지 유키토, 아야쓰지의 작품은 과학기술이 발전되지 않은 1980년대 고립된 섬, 대저택 등을 배경으로 한다.
“아야쓰지의 소설은 앞부분의 단서를 독자가 인지하고 있으면 충분히 추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와 독자간의 ‘공정한 대결’이 가능합니다. 독자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좋아해서 이런 점을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배씨는 졸업 후 과학기술학(STS) 분야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그는 “납득되지 않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지레 겁먹거나 넘겨버리는 것이 아닌 차근차근 따져보는 태도가 추리소설의 매력”이라며 “한국에서 본격 미스터리 장르가 더 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추리소설의 매력을 알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