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전통시장 ‘글로벌 인파’…허술한 경기운영 ‘멍 때린 관중’
2025년 09월 07일(일) 20:40
[광주 세계양궁선수권 엇갈린 두 모습]

6일 오후 광주 남구 무등시장 군분로 일대에서 글로벌 토요 야시장‘이 열리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대인시장·군분로야시장 활기

광주 문화 즐기러 외국인 발길

기보배 사인회 등 1만명 몰려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여파로 광주 지역 전통시장과 야시장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각 전통시장, 야시장 등지에서 대회와 연계한 체험·문화 프로그램을 펼치자 한국과 광주의 문화를 즐기고 싶어하는 타지 방문객, 외국인들의 발길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 남구는 지난 6일 오후 6시 ‘군분로 글로벌 토요야시장 개장식’을 열고 무등시장 앞 일대 1100m 구간에서 지역 상인들이 준비한 먹거리·마실거리를 선보였다. 이날 야시장에는 1만여명 방문객이 몰려들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곳은 대회 예·본선이 치러진 남구 국제양궁장으로부터 도보로 10분여 정도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경기를 마친 선수들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야시장에서는 시민과 방문객이 양궁의 매력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시장 곳곳에서는 외국인 선수단과 어린이들이 함께 한국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투호·딱지치기·제기차기 등 체험부스도 인파가 몰렸으며, 차량 통행이 통제된 거리 바닥에는 야광 분필로 무지개·꽃·새 등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또 공연무대에선 K-팝 댄스, 색소폰 연주,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고, 세계음식존과 광주 굿즈 등 기념품 판매, ‘워크온’ 걷기 챌린지도 함께 진행되면서 방문객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특별 행사로 마련된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보배(광주여대 교수)와 이승윤(남구청) 사인회였다.

사인회에는 시작 1시간 만에 100여 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들었다. 이승윤을 비롯해 남구청 남자양궁단 ‘4인방’(이동민·이원주·이진용)도 현장에서 양궁 체험 자원봉사에 나서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줄을 선 시민들 사이에선 “멋져요”, “응원하고 있어요” 등 응원 목소리가 이어졌다.

같은날 5·18민주광장 행사장과 인접한 광주시 동구 대인시장도 양궁대회와 연계된 각종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가상현실(VR) 양궁 체험을 비롯해 K-뷰티 트렌드를 반영한 네일아트·페이스페인팅 등 뷰티 프로그램이 운영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통시장 특유의 먹거리와 함께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체험부스도 마련됐다.

기보배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렸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광주다운’ 5·18민주광장에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저를 지금까지 기억해 주시는 점이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양궁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적극 활동하며 역량을 넓혀가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전 중계·화면 부실 불만

국제양궁장은 주차공간 부족

관중석 일부 파손·비 맞고 관람


7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컴파운드 혼성 단체 경기를 관람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2025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광주 시내 곳곳에선 경기 운영 등을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광주시 남구 국제양궁장에서 연습경기와 예·본선 경기가 진행됐고, 7일부터는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결승 경기가 진행됐지만 중계나 화면 안내가 부실하고 좌석과 주차장이 협소한 탓에 지난 2년 간 기대했던 것만큼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개막일인 5일과 6일 찾은 광주국제양궁장에서는 더운 날씨에 연신 부채질을 하며 “누가 몇 점인지 잘 모르겠다”, “선수들이 잘 안보인다”, “땡볕에 멍만 때리다 간다”는 관람객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일부 관중들은 망원경을 가져와 살피는 모습도 보였지만 장비가 없는 대부분의 관중들은 150~200m 떨어진 전광판을 뚫어져라 쳐다봐도 글자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경기장은 대회 규격에 맞게 확장공사를 했음에도 일부 관중석은 파손돼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남구 국제양궁장은 주차 공간도 부족해 도보로 1.2㎞ 떨어진 중앙공원에 차를 대고 걸어와야 하는 실정이었다.

7일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불만은 더 증폭됐다. 동구 5·18민주광장 경기장은 VIP석에는 지붕 천막이 있지만, 일반석은 비를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직원들은 관람객 시야 확보를 위해 우산 대신 우비를 입을 것을 요구했으나, 정작 관중석에는 별 제지 없이 우산을 반입한 이들이 많아 직원들의 요구가 무의미한 수준이었다.

내부 용역업체 직원들 사이에서도 “진짜 엉망이다. 수영선수권대회때에도 못미치고, 흠뻑쇼보다도 오합지졸이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에 사는 김민정(여·43)씨는 초등학생인 두 자녀에게 흔치 않은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날 컴파운드 경기장을 찾았지만 경기를 다 관람하지 않은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씨는 “아무래도 안산이 있는 리커브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평일에 하니까 학교 때문에 못 봐서 한국선수들은 없지만 컴파운드 경기라도 보러 왔다” 며 “비가 많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경기 속행 여부를 공지해주지 않아서 경기를 하기는 하는건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관람객 배연진 (여·29)씨는 “다른 나라 경기여도 환영하고 응원하는 분위기는 좋았다. 아쉬운 점은 결승전도 본래 본 경기장에서 했으면 더 좋지 않았나 싶었다. 왜냐하면 너무 협소하다. 약간 철제로 만들어놓은 계단 올라가는 게 삐걱거리고 너무 위험해 보였다” 며 “그리고 경기장에서 점수를 보는 것도 실시간으로 몇 회차 별로 몇점을 쐈는지가 잘 안보여서 누가 우승했는지를 한눈에 보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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