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같은 함평의 추억 고국 프랑스에 알릴게요”
2025년 09월 07일(일) 19:50 가가
해보면 친환경 농장 ‘만년포도원’ 체험 레미 지로·클레르 마키씨
‘우프’ 프로그램 참여 3주간 포도밭서 하루 5시간씩 일해
남도 음식·정 만끽…농장주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 됐다”
‘우프’ 프로그램 참여 3주간 포도밭서 하루 5시간씩 일해
남도 음식·정 만끽…농장주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 됐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난 3일 함평군 해보면 만년 포도원에서 만난 프랑스 출신 레미 지로(29)와 클레르 마키(여·27)는 환하게 웃으며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편안한 작업복 차림의 두 사람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전정가위를 들고 능숙하게 포도밭의 잎을 솎았다. 이들은 3주 전 ‘우프(WWOOF)’ 체험을 위해 함평을 찾았고 평일 하루 5시간씩 포도밭 일을 도우며 생활하고 있다.
우프는 유기농·친환경 농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제 교류·체험 프로그램이다. 많이 알려진 워킹홀리데이는 여행과 취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발급하는 특별 비자 프로그램으로 임금을 받으며 일을 하는 방식이다. 반면 우프는 유기농 농장에서 임금대신 숙식을 제공받고 비자나 정부 프로그램이 아닌 농장주와 사적 계약을 맺는 관계라는 점에서 다르다.
두 사람은 뮤직 페스티벌에서 만나 교제 중인 2년 차 커플이다. ‘세계 여행’이라는 같은 꿈을 가진 이들은 몽골과 베이징을 여행했고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애초 인천공항에서 내려 제주도로 향할 계획이었으나 길목에 있는 전남으로 방향을 틀었다.
“평소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한국의 농업을 가까이에서 보고 체험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마침 우프 코리아 홈페이지에 전남 함평의 포도밭이 호스트로 등록 돼 있어서 망설임 없이 신청했습니다.”
재활치료사로 4년간 일했던 클레르는 이번 여행을 위해 과감히 직장을 그만뒀고 작곡가인 레미는 여행을 다니며 틈틈이 음악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일 하루 5시간 포도밭 작업이 원칙으로, 하루 중 너무 덥지 않은 늦은 오후에 작업을 시작한다. 이외의 시간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하우스 작업이 없는 주말에는 호남 곳곳 여행을 떠났다. 여수에서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해물파전과 회를 맛봤고, 전주에서는 비빔밥을 즐겼다. 한국 음식 가운데 레미는 짜장면을, 클레르는 콩국수를 가장 좋아해 포도원 인근 중국집의 단골이 됐다.
또 서상원 포도원 대표와 함께 김밥, 막걸리를 만들어 먹으며 한국 음식 문화를 배우기도 했다.
서 대표는 “생각했던 것 보다 적극적으로 일해줘서 바쁜 시기에 큰 도움이 됐다”며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는 농장주와 외국인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이자 즐거운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한국어 실력은 ‘안녕하세요’와 같은 생존 회화 수준에 그쳤지만 서 대표의 단기 한국어 교습을 통해 일상 속 쉽게 쓰이는 한국어 문장을 습득했다. 이외에도 ‘고양이’, ‘포도’와 같이 좋아하는 단어도 생겼다.
한국에 오기 전 이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기업 ‘삼성’,‘LG’,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이 전부였다. 하지만 함평에서 한국의 한여름 뜨거운 햇볕과 쉬지 않고 내리는 폭우, 친절한 한국인들과 맛있는 전라도 음식까지 선물같은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었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상상할 수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더 넓은 세상을 상상하기 위해 9월 초 함평을 떠나 제주도와 부산, 경주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클레르는 “함평에서 보낸 3주는 잊지 못할 소중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며 “프랑스로 돌아가서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함평에서 지내며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생생하게 들려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함평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지난 3일 함평군 해보면 만년 포도원에서 만난 프랑스 출신 레미 지로(29)와 클레르 마키(여·27)는 환하게 웃으며 서툰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편안한 작업복 차림의 두 사람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전정가위를 들고 능숙하게 포도밭의 잎을 솎았다. 이들은 3주 전 ‘우프(WWOOF)’ 체험을 위해 함평을 찾았고 평일 하루 5시간씩 포도밭 일을 도우며 생활하고 있다.
재활치료사로 4년간 일했던 클레르는 이번 여행을 위해 과감히 직장을 그만뒀고 작곡가인 레미는 여행을 다니며 틈틈이 음악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일 하루 5시간 포도밭 작업이 원칙으로, 하루 중 너무 덥지 않은 늦은 오후에 작업을 시작한다. 이외의 시간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하우스 작업이 없는 주말에는 호남 곳곳 여행을 떠났다. 여수에서는 밤바다를 배경으로 해물파전과 회를 맛봤고, 전주에서는 비빔밥을 즐겼다. 한국 음식 가운데 레미는 짜장면을, 클레르는 콩국수를 가장 좋아해 포도원 인근 중국집의 단골이 됐다.
또 서상원 포도원 대표와 함께 김밥, 막걸리를 만들어 먹으며 한국 음식 문화를 배우기도 했다.
서 대표는 “생각했던 것 보다 적극적으로 일해줘서 바쁜 시기에 큰 도움이 됐다”며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는 농장주와 외국인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이자 즐거운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한국어 실력은 ‘안녕하세요’와 같은 생존 회화 수준에 그쳤지만 서 대표의 단기 한국어 교습을 통해 일상 속 쉽게 쓰이는 한국어 문장을 습득했다. 이외에도 ‘고양이’, ‘포도’와 같이 좋아하는 단어도 생겼다.
한국에 오기 전 이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기업 ‘삼성’,‘LG’, 영화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이 전부였다. 하지만 함평에서 한국의 한여름 뜨거운 햇볕과 쉬지 않고 내리는 폭우, 친절한 한국인들과 맛있는 전라도 음식까지 선물같은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었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상상할 수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더 넓은 세상을 상상하기 위해 9월 초 함평을 떠나 제주도와 부산, 경주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향한다.
클레르는 “함평에서 보낸 3주는 잊지 못할 소중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며 “프랑스로 돌아가서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함평에서 지내며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을 생생하게 들려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함평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