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사히 신문 기자가 들려주는 일본과 일본인 이야기
2025년 07월 04일(금) 00:00 가가
지극히 사적인 일본, 나리카와 아야 지음
아사히 신문 문화부 기자로 일했던 나리카와 아야는 10년 째 한국에 살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의 촛불집회를 목격한 그는 1987년 6월 항쟁의 ‘성공 체험’이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이어지는 게 부러웠다. ‘냄새 나는 것에 뚜껑을 덮는다’는 관용구가 통용되며 나쁜 일이나 실패, 추문 등을 일단 감추는 데 급급한 일본의 현대사에서 그런 ‘성공 체험’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특징 중 하나인 ‘메뉴얼 사회’는 예측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변화가 느리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특정 집단에서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은연중에 다수의 의견에 맞출 것을 강요하는 ‘동조 압력’도 일본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다.
나리카와 아야가 펴낸 ‘지극히 사적인 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흥미로운 안내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양국을 오가며 일본에 한국 문화를 소개해온 저자가 직접 자신의 나라를 소개한다는 점이다.
두 나라에서의 생활은 그의 사고의 폭을 확장시켰고 일본의 사고 방식과 문화에 대해 한국인들이 궁금해하는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 오해하고 있는 것 등을 가감 없이 풀어낸다. 책은 기자 출신이라는 장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취재 현장에서 겪은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사례들이 각 에피소드에 적절하게 녹아 있어 현장감 있게 읽히며 근거 자료들을 충실히 제시해 신뢰감을 준다.
“일본의 오사카에서 태어나 여러 지방에서 살아보고 지금은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이 한국 독자를 위해 쓴 책”이라고 저서를 규정한 그는 흔히 우리가 ‘일본’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어 생각하는 일본이 실제로는 각 지역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를 가진 나라임을 주지시킨다. “도쿄에서 태어나 지방이나 외국에 살아본 적이 없는 일본인이 쓴다면 책이 다른 내용으로 채워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내가 생각하는 일본인’, ‘천황의 나라’, ‘한일이 진짜 친구가 되는 방법’ 등 모두 9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일본의 속살을 보여준다.
일본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천황의 존재감, 일본 정치의 대표적 모습인 세습 의원 제도의 배경, 결혼식은 교회에서·장례식은 절에서 하는 일본의 종교문화, 남편의 성을 따르는 일본 여성에 대한 이야기,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일본 경제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특히 자이니치 문제,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 문제, 독도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고 발언하며 독자들에게도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그밖에 일본의 대표적 엄마표 음식인 카레, 오사카의 소울푸드 오코노미야키와 다코야키, 스시, 사케 등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힌다.
한편 외국인이 직접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콘셉트인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는 지금까지 ‘지극히 사적인 이탈리아’(알베르토 몬디·이윤주),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오헬리엉 루베르·윤여진),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벨랴코프 일리야), ‘지극히 사적인 네팔’(수잔 샤키야·홍성광)이 출간됐다.
<틈새책방·2만2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나리카와 아야가 펴낸 ‘지극히 사적인 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흥미로운 안내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양국을 오가며 일본에 한국 문화를 소개해온 저자가 직접 자신의 나라를 소개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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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남녀가 결혼을 하면 반드시 동성(同姓)이어야 한다. 대부분 아내가 남편의 성을 따른다. ⓒGetty Images <틈새책방 제공> |
‘내가 생각하는 일본인’, ‘천황의 나라’, ‘한일이 진짜 친구가 되는 방법’ 등 모두 9개 장으로 구성된 책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일본의 속살을 보여준다.
일본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천황의 존재감, 일본 정치의 대표적 모습인 세습 의원 제도의 배경, 결혼식은 교회에서·장례식은 절에서 하는 일본의 종교문화, 남편의 성을 따르는 일본 여성에 대한 이야기,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일본 경제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특히 자이니치 문제,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 문제, 독도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고 발언하며 독자들에게도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그밖에 일본의 대표적 엄마표 음식인 카레, 오사카의 소울푸드 오코노미야키와 다코야키, 스시, 사케 등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힌다.
한편 외국인이 직접 자신의 나라를 소개하는 콘셉트인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시리즈는 지금까지 ‘지극히 사적인 이탈리아’(알베르토 몬디·이윤주),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오헬리엉 루베르·윤여진),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벨랴코프 일리야), ‘지극히 사적인 네팔’(수잔 샤키야·홍성광)이 출간됐다.
<틈새책방·2만2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