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 오래 있다보니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만 봐도 올해 진학실적은 어떨지 어림짐작이 된다. 광주시교육청이 2년 전 다양한 실력 향상을 내세웠을 때 사실 조금은 걱정을 했다. 여러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에서다.

그런데 2년여를 지나며 우리의 교육환경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학생들의 학력이 향상되고 대학 진학 실적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단순히 숫자의 변화가 아니다. 맞춤형 진학지도와 체계적 지원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두 걸음 내딛게 됐다.

먼저 학교와 교육기관의 진학지도와 멘토링이 톡톡한 효과를 발휘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성향과 강점을 파악해 어떤 길이 맞을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찾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히 수능이나 내신성적만을 올리기 위한 학습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전공 분야와 진로에 맞춘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대학 진학실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둘째, 달라진 교육 분위기는 학생들의 진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뛰는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뛰는 것을 목표로 하자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갖게 됐다. 부모님, 선생님이 정해준 학교를 목표로 하는 대신 자신의 경쟁력을 스스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셋째, 진로, 진학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023년 전국 최초로 ‘1고교 1대입전문디렉터’를 도입했다. 입시전문디렉터가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진학 상담과 고1·2학년 선택과목을 컨설팅하며 맞춤형 지도를 하는 방식이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 분석 및 보강을 통해 학업 성취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 것이 톡톡한 성과를 냈다. 더불어 광주진학부장협의회와 광주진로전담교사협의회 주관으로 1대 1 맞춤형 진로진학 특강, 교사들이 전하는 학습법 특강, 진로 코칭, 면접 훈련 등을 꾸준히 실시해 학생들의 전반적인 진학 능력을 키웠다.

넷째, 365-스터디룸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 이 공간은 학생 자치위원회에서 평일 오후, 야간 자습, 토요일 자습, 방학 중 자습시간에 언제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쾌적한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서 학업 성취도도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은 2년여 만에 결실을 맺고 있다. 광주지역 학생들의 국어, 수학, 영어 수능 1, 2 등급 비율이 늘어났으며 반대로 8, 9 등급 비율은 크게 줄었다. 의학계열 진학률이 상승하면서 서울 및 경기권 대학 진학률도 올라가고 있다. 특히 지방거점대학 진학률이 크게 상승했다. 학생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의지가 현실에 반영된 셈이다.

더 고무적인 것은 지난 2년여 간의 학력 향상과 진학 실적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다양한 실력’을 키우기 위한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노력은 우리 교육 수준의 질적 성장을 이끌 것이 분명하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그러나 이 역시 교육공동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풀어간다면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 새로운 교육모델을 창출하는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