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꾸짖고 참사 위로한 보도, 흔들리는 일상 잡아줘
2025년 03월 26일(수) 21:00
[광주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 1차 회의] 3월 25일 광주일보 9층 편집국 회의실

제12기 광주일보 독자위원들이 지난 25일 편집국 회의실에서 김윤하(가운데) 위원장 주재로 독자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광주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 1차 회의가 지난 25일 광주일보 9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독자위원회에는 김미은 여론매체부장·편집국 부국장을 비롯해 김윤하 독자위원장, 이철갑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민상준 금호그룹 상무, 최선희 베스트디자인연구소 대표, 고성혁 시인, 최강님 지역아동센터광주지원단장, 김용기 광주시소프트테니스협회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김윤하 전남대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

'내란수괴 앞에서 법치가 멈췄다’ 등 제목만으로 시선 끈 계엄 기사 눈길

◇김윤하=올해 1분기는 계엄 정국과 제주항공 참사, 법원 난입 등 대형 사건, 사고의 트라우마로 일상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광주일보는 신속한 현장 중심의 뉴스와 한 발 더 깊이 들여다보는 기획기사 등으로 알찬 지면을 구성했다. 특히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등 경제적 악재로 인한 다양한 일상을 소개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먼저 신년호에 새해 화두로 던진 ‘일상이 지켜지는 사회로’<1월 2일자 1·2·3면>는 매년 반복하는 장밋빛 전망보다는 기본과 원칙을 바로 세워 대개혁을 시작하자는 현실적인 어젠다 제시로 시의적절했다. 계엄정국과 관련해서는 매일 1면을 장식하면서 어려운 법리 문제는 해설면을 통해 알기 쉽게 풀이해 준 것도 눈에 띄었다. 특히 계엄정국 관련 제목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기사들이 많았다. ‘내란수괴 대통령 앞에서 법치가 멈췄다’<1월 6일자 1면>를 시작으로 ‘尹 버티기에 ‘공수래 공수처’…내란 수사 난맥상’<1월 7일자 1면>, ‘尹 방탄 국민의 힘, 국민은 안중에 없다’<1월 9일자 1면>, ‘‘法통령’, 법에 갇히다’<1월 16일자 1면>, ‘12·3 계엄 100일…일상이 무너졌다’<3월 14일자 1면> 등은 독자들의 궁금증 해소에 주력했다. 상황에 따라 1면과 사회면을 비롯해 4~5개의 면을 할애하면서 집중적으로 제작해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또 프랑스 파리 특파원을 통해 르몽드지에 실린 계엄 선포 계기로 본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사인 ‘그들은 왜 탄핵 촉구 집회 선두에 나섰나…르몽드지 尹 계엄선포에 5·18 집중조명’<1월 6일자 1면>도 눈에 띄었다. ‘광주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정부 건의’<3월 6일자 2면>는 무안국제공항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주·전남 지역 여행업계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불황이 부른 알뜰 소비…○○까지 중고거래 해요’<2월 26일자 6면>는 어려운 경제에 대한 지역 정치인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보도다. ‘“위기의 ‘영광굴비’ 살려라” 굴비과장 젓갈팀장이 뛴다’<1월 21일자 7면>는 영광 해양수산과 부서 명칭이 굴비 해상 해양수산과로 바뀌게 된 사연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철갑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탄핵이 삼킨 지역 현안…’ 모두 공감 하는 탄핵 피해 잘 설명

◇이철갑=‘넋나간 광주 전남 지자체 5·18 폄훼한 매체에 광고’<3월 18일자 1면>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내세웠던 ‘5·18 정신 계승’이 의미 없었다는 것을 방증했다.

‘조기 대선 기대감 보폭 커진 잠룡들’<1월 31일자 1면>, ‘조기 대선 가시화…김영록 출마 민주당 흥행 카드 되나’<2월 4일자 1면>, ‘광주 전남 이재명표 정책 시험무대 되나’<2월 5일자 1면>, ‘5월 조기대선 촉각…여‘反 이재명’·야‘외연 확장’’<2월 24일자 1면>까지 보면 지역에서 조기 대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탄핵이 삼킨 지역 현안…광주 전남 핵심 사업 멈춤’<3월 19일자 1면>은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적인 피해가 굉장히 커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탄핵이 안 된 것에 관해서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을 잘 설명했다. ‘205조 빚더미 한전 흑자 내자마자 배당 잔치 논란’<3월 12일자>는 쭉 적자였다가 작년에 흑자를 기록했는데, 주주의 대부분 다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였다. 그동안 한전의 적자 줄이려 운영했던 정부의 경제정책 문제가 있던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기사였다. 기후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이상기후에 배추 무 수급 대란’<3월 10일자 9면>과 ‘꽃가루 가격 인상에…올해도 암울한 배농사’<3월 11일자 6면> 보도가 흥미로웠다.

‘발주량 생산액 뚝 …위기의 광주 산업단지’<3월 6일자 1면>가 그날의 톱기사인데 1면의 사진과 기사가 밸런스가 맞지 않다. 3월이라 봄 분위기에 맞는 사진도 좋지만 1면에 들어가는 사진은 그 한 장이 기사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아쉬움이 남았다.

민상준 금호그룹 상무

수백억 지자체 출생정책 예산 어디에 얼마…심층 보도 해줬으면

◇민상준=‘꿀잼도시 광주’의 꿈, ‘3종 복합쇼핑몰’로 실현한다’<1월 24일자 15면>는 광주에 재미있고 복합적인 공간들이 생기면 활력 있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겠다는 내용을 잘 정리해줬다. 해남에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 건설 추진한다<2월 20일자 2면>는 50조 이상의 글로벌 투자가 진행되는 큰 규모의 사업이다보니 계속 관심 갖고 기사 생산해주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지역에서 실행하는 맞춤형 출생 정책을 소개하고 설명해 준 ‘“아기 울음소리 늘려라”…전남도, 출생 정책에 615억’<2월 6일자 5면>, ‘해남서 태어나면 18세까지 총 9156만원 받는다’<2월 11일자 15면>, ‘전남, ‘임신에서 성년까지’ 맞춤형 정책이 출산율 높였다’<2월 27일자 3면> 기사들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출생 정책과 관련해 대체 어디로 어떤 예산이 새고 있는지 언론이 그런 부분을 긁어주는 역할도 해줬으면 좋겠다.

‘광주도시철도 ‘광천상무선’ 건립 속도 낸다’<2월 3일자 1면>, ‘광주시의회, 갈 길 바쁜 광천상무선 ‘발목’’<2월 7일자 5면>, ‘광주 ‘광천상무선’ 속도 낼까…의회 ‘제동’ 부정 영향 우려’<2월 12일 5면>는 3종 복합 쇼핑몰과 관련된 내용인데 도시철도 건립, 복합쇼핑몰, 야구장까지 포함해서 대중교통이 연결돼야 하는 건 숙명인 것 같다. 광천상무선과 관련한 여러 의견들이 좀 모아져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다.

최선희 베스트디자인 연구소 대표

‘위기의 여수산단’ 시리즈 석유화학 실태분석 시의적절

◇최선희=‘法통령 ‘법에 갇히다’’<1월16일자 1면>는 구금 51일 만에 법원에서의 구속취소청구가 인용돼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집행되기까지 극적인 상황은 광주일보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있었다. ‘尹체포 ‘임박’’<1월 15일자 1면>기사와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는 사진은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단순한 제목으로 집약시켜 줬다. ‘대통령의 ‘국민갈라치기’’<1월17일자 1면>는 헌법재판소 출석을 통해 보여준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와 언어와 함께 탄핵판결을 앞둔 오늘도 다시 들춰보게 하는 지면이었다.

‘광주는 ‘남향집’을 보고싶다’<3월 12일자 23면>는 남도화단의 거장 오지호화백의 컬렉션에 대한 지역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시의적절한 칼럼이었다. ‘이엉 썩고 비새고…오지호 생가 기념물 지정은 ‘보여주기’?’<3월 13일자 7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수리를 거절한다는 기사는 과연 시가 말로만 예향으로서의 광주를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전남경제의 심장인 여수 산단의 활력이 사라지는 상황을 시리즈로 짚어 낸 ‘하나 둘 불꺼지는 공장…전남경제의 심장이 식어간다’<2월 10일자 1면>는 매우 호응이 컸다. ‘산단 활력 잃고 노동자 직장 잃어…소상공인 ‘눈앞이 캄캄’’<2월 17일자 3면>, ‘기업위기 지자체 불똥…여수 법인 지방소득세 66.7%급감’<2월 24일자 2면>으로 이어진 시리즈는 중국, 중동 등의 저가 공세 등이 겹치면서 가속화된 석유화학 산업의 부진을 실태점검, 대책 등을 보도하면서 전남도의 발빠른 ’여수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마련 대책을 가져오게 했다.

최강님 지역아동센터광주지원단장

‘따뜻한 ‘아보하’ 정책 쏟아낸다’ 광주시 정책 잘 정리한 유익한 기사

◇최강님=‘광주시, 따뜻한 ’아보하‘ 정책 쏟아낸다’<2월 24일자 1면>는 시민들 피부에 직접 와 닿는 광주시의 정책들을 잘 정리한 유익한 기사다. 기사를 통해 정보를 얻고 활용하도록 유도했다. ‘광주시, 올해도 취약계층·신혼부부 주거 안정 돕는다’<1월 22일자 12면>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모르고 지나갈 수 있는 정책을 소개했고, 신혼부부나 청년을 대상으로 한 복지를 확대할 부분은 없는지, 한쪽에만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오히려 심도 있게 고민해볼만한 보도다. ‘광주 북구에도 달빛어린이병원 문 연다’<2월 10일자 7면> 기존 남구와 광산구에만 있던 달빛어린이병원이 북구에도 추가 지정된다는 정보를 제공한다. ‘아이가 없다…광주 어린이집 유치원 폐원 잇따라’<3월 6일자 7면>는 시민들의 관심사를 높이고 좀 더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저출생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심층 기사가 더 나왔으면 좋겠다.

김용기 광주시소프트테니스협회장

‘전남대 스키부 전국체전 훈련 매진’ 동아리 선수들 활약상 조명 인상적

◇김용기=‘전남에 전지훈련 열기 후끈…지역경제에 훈풍’<3월 5일자 1면>은 지난 1~2월 지역에서 실시한 전지훈련으로 발생한 광주·전남 지역의 경제효과에 대해 잘 설명해줬다. 두 달 간 지역에 1580팀이 2만5800여명이 방문했고, 이로 인해 약 258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했다. 그만큼 전남 지역의 스포츠 마케팅이 잘 됐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광주일보가 우리 지역 전지훈련 관련 후속보도에 신경 써 광주·전남이 ‘전지훈련의 메카’로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남대 스키부 전국체전 전원 완주 목표 훈련 매진’<2월 6일자 19면>에서 설명한 전남대 스키부가 지난 2024년 동계체전에서 컨트리스키에서 동메달을 땄다. 전문 선수가 아닌 동아리 스키부의 활약상을 조명해준 부분이 인상적이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는 이런 보도가 필요하다.

또 ‘KTX 차별…광주송정역 운행 횟수 울산·대구 절반에 그쳐’<2월 25일자 2면>는 광주역 이용자로서 꼭 필요한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타지는 서대전역·대전역, 동대구역·대구역 등 운행을 하는데 부산역과 똑같은 조건인 광주역 운행을 하지 않는 부분이 독자이자 시민으로서 반가운 기사였다. 앞으로도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고성혁 시인

‘KTX 운행 횟수 호남 차별’5·18 폄훼 매체 광고 잘 지적

◇고성혁=윤석열의 변란 기도와 제주 항공 참사로 지난 1분기를 고통과 슬픔 속에서 보냈다. 이런 때일수록 지역의 대표신문인 광주일보의 역할이 크다. ‘금남로 탄핵 찬·반 집회…광주는 ‘민주성지’다웠다’<2월 17일자 1면>, ‘5·18 짓밟은 보수집회…“민주성지 모독” 광주시민들 분노’<2월 17일자 6면> 등은 윤석열 탄핵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여론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그런데 참석인원에 대한 보도는 제각각이었다. 광주일보는 찬성집회 인원이 2만, 반대집회가 1만인데 반해 조선일보·동아일보는 거꾸로 반탄 3만·찬탄 1만, 중앙일보는 반탄 3만·찬탄 2만이었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무안공항 최소 10월까지 운항 재개 불가능할 듯’<2월 3일자 2면>,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무안공항은 물류 특화로’<2월 18일자 2면>,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운항 나선다’<2월 19일자 1면>,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 시민안전여부 판단 후 최종판단’<3월 7일자 2면> 등으로 공항과 관련한 보도가 혼란스럽다. 첫째, 무안과 광주공항의 재개항 시기가 10월 전후로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국제선 이전이 필요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둘째, 이 같은 상황 전개가 과거 군공항과 맞물려 교착되었던 국내선 무안공항 이전추진과정과 흡사하다. 지역의 주요 현안이니만큼 보도에 대한 각별한 신경이 필요하다.

내란 관련자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맨 위에 정렬한 ‘윤석열 심판, 16명의 증인들’<2월 26일자 2면>의 편집이 돋보였다. ‘KTX차별…광주 송정역 운행 횟수 울산·대구 절반에 그쳐’<2월 25일자 2면>와 ‘넋 나간 광주·전남 지자체 5·18폄훼한 매체에 광고’<3월 18일자 1면>는 시·도민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로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0:2→3:2의 기적…이정효 감독 “뭘 해도 되는 날”’<3월 14일자 18면>은 절로 관심이 가는 기사였다. ‘맛집 투어’ 지고 역사·예술 여행 뜬다’<2월 14일자 7면>와 ‘한 공간에 128개 책방…사는 이도 파는 이도 ‘모두가 주인’’<3월 19일자 22면>은 새로운 문화 트랜드에 대한 감각을 눈뜨게 했고, ‘5월 멍에 짊어지고 산 윤한봉 ‘주홍글씨’ 영화로 지우다’<1월 17일자 16면>는 고통 속에서 삶을 살아온 5·18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좋은 기사였다.

/정리=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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