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보수층 결집에 중도층 멀어졌다
2025년 03월 04일(화) 21:10
尹 탄핵 반대 ‘집토끼 잡기’ 주력
중도층 외면 역효과에 당혹
보수층의 극에 달한 결집에 중도층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특히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해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중도층으로부터 멀어지는 역효과가 났다는 지적도 있어 중도층 표심 잡기는 여야 모두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4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응답률 14.5%·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한 결과, 자신을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중 ‘탄핵 찬성’은 70%를 기록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의 ‘탄핵 찬성’ 여론도 64%에 달했다. 중도층 10명 중 7명, 무당층 10명 중 6명 이상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지역에서 탄핵 찬성이 84%가 나온 만큼 중도·무당층의 탄핵 찬성 여론이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중도·무당층의 윤 대통령 탄핵 찬성과 정권 교체 여론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응답률 6.0%·표본오차 ±2.5%포인트 95% 신뢰수준)한 결과, ‘만약 대선 정국이 조기에 열린다면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냐’는 질문에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가 55.1%로 조사됐다.

자신을 중도라고 답한 이들 중 ‘정권 교체’ 답변은 60.6%를 기록했다. 무당층에서의 ‘정권 교체’ 여론은 46.7%로 나타났다.

중도·무당층이 정권 교체와 탄핵에 찬성하는 양상이 견고해지면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여야 모두 ‘중도층 공략’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중도층 지지율이 하락하고 여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라며 “중도층을 공략해야 할 때가 왔고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이번 대선은 중도 표를 한 표라도 더 가지고 오는 사람이 이기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중도층이 이탈하는 추이를 보이는 여론조사는 최근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 잡기에 주력하는 국민의힘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별 의원들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며 지지층에 호소하고 있다. 삼일절에 열린 여의도 집회에는 여당 의원 37명이 참여했고,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중진 의원들은 연단에 올라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전략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같은 당 지지율 하락은 막아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도층으로부터 외면받는 역효과가 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규제 완화 정책 등을 통해 본격적인 중도층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규제 강화 정당으로 불릴 만큼 반기업적 규제 일변도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기업은 고용을 창출하는 주체이고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 방식은 한국갤럽 전화조사원인터뷰(CATI), 리얼미터 자동응답(ARS)이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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