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1년…‘응급실 뺑뺑이’ 현실화 우려
2025년 02월 14일(금) 00:00
의정 갈등이 1년째 이어지면서 호남의 거점 병원인 전남대병원에서조차 응급실과 수술실의 셧다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필수 진료과인 응급의학과와 마취과 전임의(펠로)들의 이탈 때문이다.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1년 동안 근무하던 전임의 35명 가운데 근로계약 갱신일인 지난 6일 이후에도 재계약을 하지 않은 전임의가 1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응급의학과와 마취과 전임의는 3명씩으로 필수 진료과인 두 과의 이탈 인력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마취과 전임의가 부족하면 당장 수술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현재는 마취과 8명이 각 과마다 시간을 배정받아 수술을 하고 있는데 3명이 줄어들면 최악의 경우 응급수술만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응급실은 전임의들이 줄어들 경우 가장 먼저 인원을 줄이는 구조라 붕괴 직전이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모든 인력을 풀가동해 근근이 버텨왔는데 전임의 이탈로 앞으로는 타 지역처럼 1주일에 하루씩 응급실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 자료를 보면 이번 설 연휴 전국에서 발생한 응급실 재이송(뺑뺑이) 96건 중 광주는 0건으로 전남대병원 등 1차 의료기관 의료진들의 사명감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상태라면 광주에서도 재계약 하지 않은 전임의들이 이탈하는 3월부터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나서 의정 갈등 해법을 찾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지만 이는 탄핵 정국이 마무리 된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광주시를 중심으로 응급의료 체계를 점검하고 관내 병원간 협업 체제를 구축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제때 처치를 받지 못해 초과 사망자가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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