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단과 서울대 -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2025년 01월 15일(수) 22:00 가가
서울대는 범접 불가였다. 소위 ‘SKY’를 명문대라고 했지만, ‘KY’는 조금 더 공부를 하면 어떻게든 따라잡을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지만 ‘S’는 달랐다. 같은 시간을 공부했는데, 성적은 한참 앞에 있었으며, 실력 또한 공부로만 쌓기에는 탁월함이 있었다. 다만 고등학교 시절 서울대를 갈 수 있는 전국 1% 석차 안의 수재들이 갖추지 못한 한 가지가 있다면, 물론 예외는 있지만, ‘공감 능력’이었다.
홀로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며,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함께 무엇인가를 할 때는 자신만의 시각과 주장을 신봉한다든가, 고집불통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다. 이미 ‘잘났음’을 인정받은 만큼 사회에 나와서는 더 이상의 배움에 식상함을 느끼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어찌 됐든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그들은 최상위 엘리트이며, 법학·공학·의학·문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업적도 무시할 수 없다.
소통과 공감을 핵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의제 설정, 현안 조정 및 협상, 합의와 추진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정치 영역에서 서울대 출신들은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후배들마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무려 35명의 국민의힘 의원 등 선배들을 규탄하고 나섰다. 국민 대다수가 반헌법적인 계엄에 분노하고, 내란을 주도한 세력에 대한 단죄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이들 서울대 출신들은 여전히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대를 졸업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반공청년단’과 그들이 구성했다는 ‘백골단’을 국회에 데리고 나타나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고시, 유학 등을 거쳐 검사, 판사, 관료, 교수 등의 자리에 앉아 있었던 서울대 출신 정치인들이 과거에는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함이 꼬리를 문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기여한 것이 있기는 한 것인지. 지금은 완전히 사라져버린 ‘백골단’처럼, 권력욕과 선민사상에 사로잡혀 있는 서울대 출신 정치인들도 시대착오적인 언행을 계속한다면 결국 자취를 감출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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