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엄정한 법 집행으로 헌법 질서 세워야
2025년 01월 06일(월) 00:00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데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크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에 나섰지만 경호처의 저항에 막혀 5시간 30여분 대치 끝에 집행을 포기했다.

공수처는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로 인한 사고를 우려해 포기했다고 밝혔지만 실시간으로 지켜본 국민들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경호처 요원들을 인간 방패 삼아 관저에 틀어 박힌 윤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함께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국민들도 많았다. 모든 원인은 비겁하고 치졸한 윤 대통령에 있지만 경호처장을 비롯한 일부 경호처 간부들의 그릇된 충성심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대통령 관저를 지키는 경찰과 군인들은 바리케이드를 풀고 공수처에 협조했지만 경호처 충성파 간부들은 ‘몸싸움에서 밀리면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증언이 나올 정도로 정부의 합법적인 법 집행을 방해했다.

1차 집행 실패를 놓고 미온적인 대처였다며 공수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체포영장 집행 시한은 오늘 자정이다. 이제는 좌고우면 할 시간이 없다. 법원은 어제 윤 대통령 측의 체포영장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공정한 절차에 따른 법 집행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해 준 만큼 이제 남은 것은 공수처의 엄정한 집행 뿐이다. 1차 집행 때 5시간 30분이나 대치하면서도 공권력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2차 집행시 강제력을 동원하기 위한 충분한 명분이 된다.

체포영장 대신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지금은 엄정한 법 집행으로 내란 세력에게 헌법 질서를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경호처를 움직이려는 최상목 권한대행의 적극적인 행동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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