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巳年-푸른 뱀의 해] 지혜·영민의 상징…‘사탈고피’의 기개로 나아가는 해
2025년 01월 01일(수) 18:45 가가
신화·설화 속 뛰어난 직관과 통찰력 표상
용으로 비상할 수 있는 존재…수호신 의미도
풍요의 신물이자 무한한 생명력 지닌 ‘영물’
용으로 비상할 수 있는 존재…수호신 의미도
풍요의 신물이자 무한한 생명력 지닌 ‘영물’
2025년은 육십 간지의 42번째인 ‘청사의 해’ 을사년(乙巳年)이다.
뱀은 예로부터 뛰어난 직관과 통찰력을 지닌 존재이자 변혁의 표상으로 여겨져 왔다. 그 자체로 친숙한 동물은 아니지만 다양한 문화권과 문학 작품에서 긍정적 의미로 해석된다.
겨울잠을 자고 봄에 생기를 발하는 뱀은 영생의 존재로 여겨진다. 세계보건기구(WHO) 마크에서 지팡이를 휘감고 있는 뱀 형상은 무한한 생명력을 뜻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뱀은 치유의 신으로 해석되며, 고대 인도는 땅과 비를 관장하는 풍요의 신물로 뱀을 숭배했다.
민속설화에서도 뱀은 부정을 넘어 수호신으로 풀이된다. 가로국 김수로왕 신화나 제주도 무속신화에서는 ‘집구렁이’로 묘사되면서 가옥 밑바닥에서 재물을 지키는 업신(業神) 역할을 수행한다.
을사년의 천간(天干)인 을목은 경금과 ‘경을합금(庚乙合金)’을 하기에 ‘하얀빛을 띠는 푸른 뱀’에 가깝다. 특히 올해는 가장 뜨거운 병오년(丙午年)의 전 단계로 집중과 확장의 의미가 깃든 해이기도 하다. 청백의 기운을 모두 지닌 사람 중에는 ‘문’과 ‘무’를 겸비한 이가 많다고 한다.
뱀을 인용한 사자성어나 고사도 다양하다. 좌우가 서로 합하고 응해 빈틈이 없다는 뜻의 ‘상산사세(常山蛇勢)’는 상산에 사는 뱀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용과 뱀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명필을 빗대는 ‘용사비등(龍蛇飛騰)’ 또한 비범한 인물이나 영웅을 뜻하는 긍정적 표현이다.
‘법구경’의 법지품에서는 “심기악법 여사탈피”라 하여 마음에서 악을 버리는 모습을 뱀의 탈피에 빗댔다. 범속(凡俗)에서 보다 나은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을 담은 가능성의 표현이다.
탄핵 정국으로 여느 때보다 어수선한 해였다. 허물을 벗고 기운을 얻는다는 ‘사탈고피(蛇脫故皮)’의 기개로 새해에는 해묵은 것을 떨치고 모두 나아갔으면 한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뱀은 예로부터 뛰어난 직관과 통찰력을 지닌 존재이자 변혁의 표상으로 여겨져 왔다. 그 자체로 친숙한 동물은 아니지만 다양한 문화권과 문학 작품에서 긍정적 의미로 해석된다.
민속설화에서도 뱀은 부정을 넘어 수호신으로 풀이된다. 가로국 김수로왕 신화나 제주도 무속신화에서는 ‘집구렁이’로 묘사되면서 가옥 밑바닥에서 재물을 지키는 업신(業神) 역할을 수행한다.
‘법구경’의 법지품에서는 “심기악법 여사탈피”라 하여 마음에서 악을 버리는 모습을 뱀의 탈피에 빗댔다. 범속(凡俗)에서 보다 나은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을 담은 가능성의 표현이다.
탄핵 정국으로 여느 때보다 어수선한 해였다. 허물을 벗고 기운을 얻는다는 ‘사탈고피(蛇脫故皮)’의 기개로 새해에는 해묵은 것을 떨치고 모두 나아갔으면 한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