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은 굴 양식업 자녀에게도 물려줘야죠”
2024년 12월 26일(목) 19:30
2024 전라남도 우수귀어인 <3> 여수 금봉어촌계 장계영씨
4년전 고향으로 돌아와 양식업 뛰어들어…연 매출 5억
기계화·현대화 시설 구축 등 스마트 양식 산업 준비 중
“저의 마지막 길이라는 생각으로 고향 여수로 귀어했습니다. 수산업 종사자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굴 키우는 사람’ 장계영(42·사진)씨는 최근 전남귀어귀촌지원센터 2024년 우수 귀어인에 선정됐다. 장 씨는 4년 전 여수 돌산읍 금봉어촌계로 귀어해 부모님을 따라 굴 양식업을 하고 있다.

학창시절 모두 여수에서 보낸 그는 어릴 때부터 바닷일을 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고, 대학시절 어업인 후계자 산업기능요원으로 선발돼 어업 활동을 하며 병역을 이행했다. 이후 관리사무소 전기 관련 일과 10년간의 광양 농협 계약직 업무를 해 왔던 장 씨는 굴 양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아내를 설득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2020년 4월 고향으로 돌아왔다.

“여수 토박이라 타지 생활도 힘들었고, 당시 부모님이 연세가 많이 드신 점도 큰 이유였어요. 또 저는 바다를 정말 사랑해서 바다를 보면 마음이 안정돼요. 직장에 다니면서도 바다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부모님이 다져온 기본적인 시설이 마련돼있어 막막함은 줄었다. 그는 배 두 척을 매입하는 등 시설 규모를 늘리며 기반을 키우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현장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을 해나갔고, 무엇보다 어촌계장과 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 속에 장 씨는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열었다.

그의 하루는 동트기 전부터 시작된다. 새벽 5시 굴을 따러 가면 저녁이 돼서야 선별 작업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여수나 장흥으로 직접 배달도 한다. 택배 주문 등 소비 패턴이 바뀌며 도매와 소매를 같이 하고 있어서다. 지금처럼 수확기에는 계절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16ha(헥타르) 규모로 굴을 키우는 장 씨는 연 매출 5억 원을 달성하며 전보다 경제적인 여유도 생겼다.

“추울 때 춥고 뜨거울 때 땡볕에서 하는 일이라 힘들지만, 굴은 기반 시설만 마련돼있다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매력적이에요. 부모님들도 자식들이 이어서 했으면 하는 생각도 하시고요.”

현재 금봉어촌계 주민들의 3분의 2가 굴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최근 귀어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장 씨는 “다시 돌아온 자녀들에게 부모님과 함께 살며 싸우지 않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웃었다.

장 씨는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문제와 시스템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방법이 아니라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기계화·현대화 시설을 구축하는 등 스마트 양식 산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귀어할 때 이제 다른 길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열심히 일궈놓고,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글=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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