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기 좋은 도시?…광주·전남 출산 인프라 취약
2024년 12월 01일(일) 20:51 가가
분만실 광주 43병상·전남 34병상 불과…대전 68병상과 큰 차이
신생아실도 132·168병상 전국 하위권…분만 건수 3년 연속 하락
신생아실도 132·168병상 전국 하위권…분만 건수 3년 연속 하락
광주·전남 지역의 분만실, 신생아실 등 출산 관련 의료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가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출산·육아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 반해 의료기관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3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1일 공개했다.
통계연보는 건강보험제도 운영 결과를 통해 수집한 전국의 보건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적용인구, 재정현황, 급여실적, 심사실적, 적정성 평가, 질병통계 등을 종합한 결과다.
광주의 특수진료실 중 ‘분만실’은 43병상밖에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1757병상 중 2.4%에 불과한 수치이며, 인구가 비슷한 대전(68병상)에 비해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전남의 분만실은 34병상 뿐이었으며, 광주·전남은 세종(14병상), 제주(15병상)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 네 번째로 병실·병상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신생아실은 132병상 뿐으로, 세종(48병상), 제주(66병상)에 이어 가장 적은 병상 수를 가진 지역으로 꼽혔다. 전남의 신생아실은 168병상으로 충북(157병상)에 이어 전국 하위 5위였다.
산부인과 의원 수도 광주 36곳, 전남 19곳으로 턱없이 부족했다. 전남은 세종(8개소)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산부인과 의원 수가 적었다.
광주·전남 분만 건수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광주의 분만 건수는 2021년 1만 809건에서 2022년 9731건, 2023년 9310건으로 쪼그라들었으며, 전남 또한 2021년 5680건, 2022년 5326건, 2023년 4864건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전남의 분만 건수는 세종(2605건), 제주(3118건)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적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지역에 인프라가 없어 젊은이들이 타 지역으로 ‘원정 출산’을 나서고, 지역 산부인과 의사들이 경영난에 문을 닫으면서 출산 인프라가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주시 북구 운암동에 있던 대형 산부인과 문화여성병원이 지속적인 분만 감소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해 폐업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학병원 또한 비슷한 상황인데, 최근 의·정갈등으로 인해 타격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병원은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 신생아를 관리할 의료진이 부족해진 데 따라 지난 7월부터 45병상이었던 신생아 집중 치료실을 33병상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광주·전남 고위험 산모들은 결국 타지역으로 원정출산을 가고 있는 실정<9월 9일자 광주일보 1면·9월27일자 광주일보 6면>이다.
의료계에서는 쇠퇴해가는 지역 산부인과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보와 더불어 의료 수가를 인상하는 등 정부가 의료계를 위해 현실적인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 분만 건수가 하락하는 것은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세대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젊은 세대가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하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광주·전남에 출생인구 자체가 없다 보니 산부인과 수요도 급락하고 있는 추세로,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출생의 필수요소인 분만 인프라가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의료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청년들을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포괄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광주시가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출산·육아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데 반해 의료기관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연보는 건강보험제도 운영 결과를 통해 수집한 전국의 보건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적용인구, 재정현황, 급여실적, 심사실적, 적정성 평가, 질병통계 등을 종합한 결과다.
광주의 특수진료실 중 ‘분만실’은 43병상밖에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1757병상 중 2.4%에 불과한 수치이며, 인구가 비슷한 대전(68병상)에 비해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광주의 신생아실은 132병상 뿐으로, 세종(48병상), 제주(66병상)에 이어 가장 적은 병상 수를 가진 지역으로 꼽혔다. 전남의 신생아실은 168병상으로 충북(157병상)에 이어 전국 하위 5위였다.
광주·전남 분만 건수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광주의 분만 건수는 2021년 1만 809건에서 2022년 9731건, 2023년 9310건으로 쪼그라들었으며, 전남 또한 2021년 5680건, 2022년 5326건, 2023년 4864건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전남의 분만 건수는 세종(2605건), 제주(3118건)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적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지역에 인프라가 없어 젊은이들이 타 지역으로 ‘원정 출산’을 나서고, 지역 산부인과 의사들이 경영난에 문을 닫으면서 출산 인프라가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주시 북구 운암동에 있던 대형 산부인과 문화여성병원이 지속적인 분만 감소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해 폐업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학병원 또한 비슷한 상황인데, 최근 의·정갈등으로 인해 타격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병원은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 신생아를 관리할 의료진이 부족해진 데 따라 지난 7월부터 45병상이었던 신생아 집중 치료실을 33병상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광주·전남 고위험 산모들은 결국 타지역으로 원정출산을 가고 있는 실정<9월 9일자 광주일보 1면·9월27일자 광주일보 6면>이다.
의료계에서는 쇠퇴해가는 지역 산부인과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프라 확보와 더불어 의료 수가를 인상하는 등 정부가 의료계를 위해 현실적인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 분만 건수가 하락하는 것은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세대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젊은 세대가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하 전남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광주·전남에 출생인구 자체가 없다 보니 산부인과 수요도 급락하고 있는 추세로,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출생의 필수요소인 분만 인프라가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의료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물론, 청년들을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포괄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