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마을 음식문화거리 ‘맛깔스럽게’ 바꾼다
2024년 11월 19일(화) 21:05
광산구, 관광객 다시 찾는 중앙아시아 역사테마 관광지구 조성
‘동구 아시아음식문화거리’ 침체 교훈 삼아 특색있는 거리 돼야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일대에 조성된 세계음식문화거리 전경. <광주시 광산구 제공>

광주시 광산구가 고려인마을을 중심으로 먹거리 문화 활성화에 나선다.

급증하는 고려인 마을 방문객이 중앙아시아 음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중앙아시아 역사테마 관광지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19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고려인마을 특화거리와 세계음식문화거리 일대 요식업체를 대상으로 요식업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광산구는 고려인마을 일대에 세계음식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조형물을 세웠지만 활성화되지 못했다.

광산구는 중앙아시아 음식과 언어가 친숙하지 않아 재방문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광산구는 ‘중앙아시아 역사테마 관광지구 조성’사업을 구상해 ‘스토리가 있는 고려인마을 이야기 관광코스’를 만들어 재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고려인마을 방문객을 음식으로 사로잡아 재방문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고려인마을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인근에 산업단지가 있어 캄보디아와 베트남,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무리지어 살고 있다.

자연스레 이주민 거주마을이 생성돼 각자 나라 정통 식당이나 식료품점 등이 문을 열었고 ‘그들만의 터전’이 조성됐다.

올해 11월 기준 월곡2동 요식업체는 280여개이고 이중 외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는 30여개다.

광산구는 먼저 식당에 대한 교육에 나선다.

각 국가 언어로만 쓰여있어 한국인 방문객이 이용하기 힘들었던 메뉴판을 바꾸고 SNS를 통해 찾아올 수 있도록 판매 마케팅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포장재부터 키오스크 설치, 테이블링 방법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한국 가게의 형태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광산구 외국인주민과 관계자는 “광산구에 있는 다양한 나라가 가진 고유한 맛과 냄새 등 문화를 알리고 거주지역 일대 활성화를 통해 외국인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해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1년 전 광주시 동구에 조성된 ‘아시아음식문화거리’가 침체돼 있는 상태에서 유사한 아시아음식 거리가 만들어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 음식문화거리는 동구가 2013년 문화전당로 일대에 145억을 들여 조성했다. 하지만, 아시아 음식이 아닌 술집과 노래방 등이 들어서면서 특색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동구가 설치한 아시아음식문화지구 핫플레이스 표지판을 보면 아시아음식문화거리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28개의 식당 중 한국 식당이 18곳에 달한다.

문창현 광주 동구문화관광재단 대표는 “광산구는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고려인마을이라는 장소적 역사 등 문화적 배경이 잘 마련돼 있기 때문에 장소성을 두고 보면 세계음식 테마거리 조성에 있어 손색이 없다”면서 “음식을 주제로 한 거리가 활성화되려면 재방문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재방문을 위해선 맛이 있어야 한다. 인도의 커리가 한국의 카레로 성공했듯이 정통성도 좋지만 우리 음식과의 콜라보를 통해 거리를 찾을만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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