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해양 자원 가진 전남, 종합·체계적 개발 필요”
2024년 11월 14일(목) 17:00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제정과 남해안 종합개발청 설립 필요 지적
지역 간 협력체계 보완, 해양관광 패키지 개발 등..지속 가능 모델 개발
14일 광주일보 주관 전남관광개발 포럼서 전문가들 지적

14일 오후 현대 바이 라한 목포 호텔에서 전남관광개발 포럼이 열린 가운데 발제자들과 토론자들이 ‘신해양 관광시대를 선도하다: 전남의 비전을 주제로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전남만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해양자원을 종합적·체계적이며 지속가능하게 개발하기 위해서는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제정,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형 행정기관인 ‘남해안 종합개발청’의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집중됐다.

여기에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서울~제주 고속철도의 신설, 관광 분야 지자체 간 협력 시스템의 구축, 해안·해양·도시·문화·관광 등 다양한 정책 간의 통합적 접근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14일 전남도가 주최하고 광주일보가 주관해 현대 바이 라한 목포 호텔에서 열린 전남관광개발포럼 ‘신해양 관광시대를 선도하다: 전남의 비전’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송재호 국회의장 자문위원장, 주제 발표를 한 심원섭 목포대 교수, 박경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 등은 미래 해양관광의 잠재력과 전남의 가능성을 진단하고, 성공 전략들을 제시했다.

◇“전남이 가진 천혜의 해양자원…종합·체계적인 개발 필요”=전남은 유인도 272곳을 포함한 2165개의 섬(전국의 65%), 리아스식 해안 6873㎞(전국의 45%), 1102개의 어항(전국의 47.8%) 등 천혜의 해양자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과거부터 오랜 기간 존재했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리할 전남만의 자산이라는 것에 전문가들은 주목했다. 지금까지 수산물 생산·유통에만 집중되었던 이들 자원을 관광 부문으로 확장시켜 일자리 창출, 소득 증대, 삶의 질 향상 등 지역 발전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송재호 국회의장 자문위원장은 기조연설 ‘해양관광의 세계적인 추세와 인사이트’에서 “글로벌 해양 관광의 트렌드는 친환경 해양관광, 고급화 및 개인화된 여행 경험, 해양레저 및 스포츠 관광 등으로 요약된다”며 “전남의 다도해는 풍부한 자연경관과 문화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섬 관광·해양레저·문화 체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가와 놀이가 삶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며, 관광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해양 레저, 웰니스, 힐링 등이 결합한 프로그램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전남은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인공지능 및 기술혁신과 융합하면서 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관광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핵심 콘텐츠와 상품, 연계·협력으로 매력 높여야”=심원섭 목포대 관광학과 교수는 ‘지역 간 관광협력 성공 사례와 추진 전략’을 주제로 주제 발표에 나서 “한정된 관광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지역사회 관광역량 축적을 위해 각 지역의 핵심 콘텐츠 및 상품을 중심으로 협력사업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의 인구가 감소하고 관광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지자체라면 지역발전이라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교수는 이를 위해 지역 간 협력조직 체계 보완, 협력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과 인센티브 확보, 법·제도 보완, 실질적인 협력산업 발굴 및 개발 등을 제안했다. 국내외 사례로는 일본 광역관광루트조성사업, 간사이광역연합 관광추진지구, 스위스 그랜드투어코스, 강진·해남·영암의 ‘강해영 프로젝트’ 등을 제시했다.

‘해양레저관광트렌드 변화와 전남 관광콘텐츠 개발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박경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실장은 “해양관광의 진화, 관광 부문의 디지털화, 지속가능한 인식화 등이 현재 세계 해양관광의 트렌드”라며 “관광의 일상화·다양화, 개인의 다양한 활동공간과 지역의 장소성 결합, 인문과 기술과학의 융합, 관광의 본원적 가치 중시 및 감성화 소비, 관광거점 공간의 재배치와 지역 간 성장 격차 해소 등이 지역관광개발의 5개 키워드”라고 소개했다.

박 실장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시드니 달링하버, 볼티모어 이너하버, 함부르크 미디어하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을 해양레저관광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전남형 관광콘텐츠를 진흥하기 위해 “지역 간·자원 간 공유·협력·연대를 통한 관광콘텐츠 발굴·기획·실행을 위해 해양 분야 관광패키지 개발, 총괄 코디네이션 지정, 부처 및 지자체 협업 사업 발굴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갯벌, 촌스러운 지역 문화, 강한 지역성 등을 엮어내는 노력 필요”=기조연설, 주제발표 이후 박창규 (사)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아 김완수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장, 안태기 광주대 교수, 최진이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사무국장, 이석호 전남도 관광개발과장 등이 ‘전남 신해양·문화관광 주도권 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김완수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장은 “전남의 해안을 따라 세계적인 자전거 코스를 하나 만들었으면 한다”며 “한국관광공사가 조만간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내에 4성급 리조트호텔 ‘해남126 오시아노’를 개장하는데, 이러한 좋은 호텔들이 들어선다면 전남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기 광주대 교수는 “오징어게임처럼 우리의 촌스러운 문화도 세계적으로 유행할 수 있다”며 “우리 모두가 과거에 했던 것, 지역민들이 사랑하는 것을 콘텐츠로 묶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진이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사무국장은 “지난 2021년 7월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의 유산으로 지정된 전남의 갯벌을 상징할 수 있는 세계적인 조형물 설치, 관광 코스 조성, 해양에서 갯벌을 볼 수 있는 호텔 설립 등의 개별 사업들이 진행된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석호 전남도 관광개발과장은 “해양관광과 관련 모두 6개 정부부처가 개발 권한을 가지고 있고 행정절차도 너무나 어렵고 오래 걸린다”며 “남해안 종합개발청 설립과 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남의 이 아름다운 해양자원을 토대로 남해안권이 제대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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