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할 줄 알았는데 준우승…이젠 우승할래요”
2024년 11월 04일(월) 20:10
창단 3개월만에 전국클럽대항야구대회 준우승 ‘나주시리틀야구단’
야구가 좋아 모인 초등생 30명 주말마다 훈련
30일 보령군유소년 대회 앞둬…지역 기업들 후원 약속

창단 3개월 만에 전국클럽대항야구대회에서 준우승한 나주시리틀야구단. <나주시리틀야구단 제공>

창단한 지 3개월, 순수 취미반으로 시작한 야구단이 선수들이 포함된 팀들을 이기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냈다. 나주시 최초로 결성된 야구 새싹들 ‘나주시리틀야구단’의 이야기다.

지난달 26~27일 전북 전주시에서 전국클럽대항야구대회가 열렸다. 전국 11개 팀 300여 명이 참가해 예선 조별리그와 결선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경기에서 나주시리틀야구단이 꿈나무리그(U-11)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야구단은 예선 첫 경기에서 광주 학강초등학교와 겨뤄 5대 4로 첫 승을 거뒀고, 이후 전주완산구유소년야구단을 이기며 조 1위로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 선수 5명이 포함된 충남서천군유소년야구단과 만난 나주시리틀야구단은 5대 5 동점에서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며 가장 짜릿한 순간을 만들어냈다. 최근 우승을 휩쓴 전주시유소년야구단과의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똘똘 뭉쳐 한 경기 한 경기 열정적으로 임한 꿈나무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실력이 늘고 성숙해졌다.

이용기(59) 감독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라 정말 놀랐다”며 “아이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고 우승보다 더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주장 최범서(나주중앙초 6년)군은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야구를 배우는 재미에 한 번의 결석 없이 매주 참여하고 있다.

“꼴등할 줄 알았는데, 극적으로 준우승해 기뻤어요. 감독님이 절 믿어 주셔서 선발로 뛸 수 있었고 덕분에 우수 투수상도 받았어요. 앞으로 꾸준히 배워서 KIA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처럼 되고 싶습니다. 주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앞으로 팀을 잘 이끌어가서 다음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지난 7월 창단한 나주시리틀야구단(단장 이재태 전남도의원)은 나주시 관내 초등학생 30명으로 구성,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5시간씩 훈련한다. 야구를 처음 배우는 취미반 학생들이지만, 선수 못지 않은 연습량으로 나날이 실력이 발전하고 있다.

“다른 곳보다 훈련량이 많지만, 아이들 모두 지치지 않고 잘 따라주고 있어요. ‘내 이름을 달고 뛰는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40년 간 초등학생들을 지도한 이 감독은 무엇보다 ‘예의범절’을 잘 지켜야하고 인성을 갖춰야 체력도 정신력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야구단은 어린이 전용구장이 없는 나주 저류지 야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준우승으로 지역 신생팀을 돕기 위해 나주혁신도시 빛가람종합병원 등 여러 기업이 후원을 약속했다.

이 감독은 “나주에 중등부 야구단은 있지만, 초등부는 유소년밖에 없어 야구에 열정 있는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더불어 나주를 살리고 싶었다”며 “취미로 즐기고 싶은 학생들이 마음놓고 배우는 환경을 조성하고, 실력 있는 선수를 양성해 명실상부한 나주 대표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오는 30일 보령군유소년 초청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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