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손님 뚝, 지원대책은 미흡…소상공인 ‘아우성’
2024년 11월 04일(월) 19:25 가가
우울한 ‘소상공인의 날’
코로나 대출금에 인건비 부담까지…지자체·정부 지원은 실효성 없어
광주 폐업률 12% 전국 최고 수준…폐업지원금 신청하니 “예산 소진”
고물가·고금리·불황 3중고 시름…한시적 아닌 내실있는 대책 절실
코로나 대출금에 인건비 부담까지…지자체·정부 지원은 실효성 없어
광주 폐업률 12% 전국 최고 수준…폐업지원금 신청하니 “예산 소진”
고물가·고금리·불황 3중고 시름…한시적 아닌 내실있는 대책 절실
/클립아트코리아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이 고물가·고금리·경기침체 ‘3중고’에 허덕이고 있어 지자체 등의 내실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의 날’(11월 5일)을 하루 앞둔 4일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들어졌는데 지자체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광주의 전체 기업(20만 5507개)중 95%(19만 6021개)가 소상공인 업체다. 현행법상 상시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자로서 매출액 등이 일정 기준 이하인 영세 업체를 소상공인으로 분류한다.
고물가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지역 소상공인들은 지자체나 정부가 지원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주시 남구에서 채소가게를 하는 김모(63)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정부와 광주시에서 전통시장을 살린다며 제로페이, 상생카드 연동 사업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걸 사용하려고 오는 사람조차 발길이 뚝 끊겼다”며 “이슈가 될 때만 일시 지원 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주월동에서 7년째 팥죽집을 운영하는 배모(여·61)씨도 “코로나 때는 소상공인 대상 대출이나 손님이 줄어 정부지원금을 받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더 안좋은데도 도와줄 데가 없다”며 “종업원을 쓰는 곳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더욱 힘들어 하더라”고 혀를 찼다.
광주시 지자체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는 소상공인 특례보증지원, 창업교육, 경영컨설팅, 시설 개선, 홍보 지원 등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 소상공인들 이야기다.
한시적인 지원에 그치거나 막상 신청하려 해도 ‘예산 소진’을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지속되는 경영난에 지역 소상공인들은 눈물을 머금고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남구 주월동 무등시장 인근에서 30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차영숙(여·60)씨는 “코로나 때 손님이 줄어 힘들긴 했지만 저리 대출이 나와 그걸로 버텼지만, 그 이후로 손님은 늘지 않았는데 빚만 남았다”며 “주변에서 올 봄부터 하나 둘 가게가 문을 닫더니 5~6개 상가가 비어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광주의 폐업률은 11.8%로, 인천(12.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폐업률이 높았다.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다 지난 7월 폐업한 박모(57)씨는 “폐업 이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폐업지원금을 신청했지만, 공단에서는 ‘자금이 소진됐다’며 2~3달이 지난 지금까지 지원금을 주지 않고 있다”며 “피눈물을 삼키고 폐업을 했는데도 재기하려는 사람에게 도움마저 제 때 주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광주 지역의 ‘경기실사지수’(BSI)는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앞으로 경영 전망을 ‘악화 일로’로 보고있는 것이다.
BSI는 업체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소상공인들이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악화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을 뜻한다.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이 응답한 체감 BSI는 9월을 기준으로 2019년 76.5, 2020년 57.1, 2021년 55.8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끝나면서 2022년 63.3, 2023년 65.0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올해 9월 55.3으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경영난이 지속되자 소상공인들의 지원도 수도권 편중현상이 생기고 있고, 적절한 지원도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전직 장려금 지원’ 등 수요가 몰리는 사업들은 예산이 조기 소진될 수 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예산이 일찍 소진되는 사업들도 많다”며 “각 사업들이 전국 단위로 예산을 편성해 추진되다 보니, 지역 센터에서도 언제 예산이 소진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형 광주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은 한시적이고 이자 상환·특례보증 등으로 일시적으로 현금을 풀어주는 데 그치고 있다. 지역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예산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등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정부 지원책을 ‘권역별 지원’으로 전환하고,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서 상인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다각화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소상공인의 날’(11월 5일)을 하루 앞둔 4일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들어졌는데 지자체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광주의 전체 기업(20만 5507개)중 95%(19만 6021개)가 소상공인 업체다. 현행법상 상시근로자가 10명 미만인 사업자로서 매출액 등이 일정 기준 이하인 영세 업체를 소상공인으로 분류한다.
광주시 남구에서 채소가게를 하는 김모(63)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정부와 광주시에서 전통시장을 살린다며 제로페이, 상생카드 연동 사업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걸 사용하려고 오는 사람조차 발길이 뚝 끊겼다”며 “이슈가 될 때만 일시 지원 사업을 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광주시 지자체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는 소상공인 특례보증지원, 창업교육, 경영컨설팅, 시설 개선, 홍보 지원 등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 소상공인들 이야기다.
지속되는 경영난에 지역 소상공인들은 눈물을 머금고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남구 주월동 무등시장 인근에서 30년째 횟집을 운영 중인 차영숙(여·60)씨는 “코로나 때 손님이 줄어 힘들긴 했지만 저리 대출이 나와 그걸로 버텼지만, 그 이후로 손님은 늘지 않았는데 빚만 남았다”며 “주변에서 올 봄부터 하나 둘 가게가 문을 닫더니 5~6개 상가가 비어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광주의 폐업률은 11.8%로, 인천(12.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폐업률이 높았다.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다 지난 7월 폐업한 박모(57)씨는 “폐업 이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폐업지원금을 신청했지만, 공단에서는 ‘자금이 소진됐다’며 2~3달이 지난 지금까지 지원금을 주지 않고 있다”며 “피눈물을 삼키고 폐업을 했는데도 재기하려는 사람에게 도움마저 제 때 주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광주 지역의 ‘경기실사지수’(BSI)는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소상공인들은 앞으로 경영 전망을 ‘악화 일로’로 보고있는 것이다.
BSI는 업체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로,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소상공인들이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악화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을 뜻한다.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이 응답한 체감 BSI는 9월을 기준으로 2019년 76.5, 2020년 57.1, 2021년 55.8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끝나면서 2022년 63.3, 2023년 65.0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올해 9월 55.3으로 뚝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경영난이 지속되자 소상공인들의 지원도 수도권 편중현상이 생기고 있고, 적절한 지원도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전직 장려금 지원’ 등 수요가 몰리는 사업들은 예산이 조기 소진될 수 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예산이 일찍 소진되는 사업들도 많다”며 “각 사업들이 전국 단위로 예산을 편성해 추진되다 보니, 지역 센터에서도 언제 예산이 소진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형 광주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은 한시적이고 이자 상환·특례보증 등으로 일시적으로 현금을 풀어주는 데 그치고 있다. 지역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예산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등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정부 지원책을 ‘권역별 지원’으로 전환하고, 물질적인 지원을 넘어서 상인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다각화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