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동 커피 산책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2024년 10월 30일(수) 22:30 가가
사람마다 자신만의 여행법이 있다. 나는 낯선 곳을 여행할 때면 두 가지를 꼭 하는 편이다. 첫 번째는 여행 코스를 짤 때 그 지역 동네책방을 찾아 보는 것이다. 요즘에는 작은 도시에도 좋은 책방들이 꼭꼭 숨어 있어 찾아가는 재미가 그만이다. 특히 책방을 중심으로 구불구불 골목길, 작은 소품점, 카페 등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공간들이 많아 여행의 즐거움이 더 커진다.
또 하나는 그 도시의 카페에서 직접 볶은 커피 원두를 구매하는 일이다. 그윽한 커피향을 만끽하며 카페에서 한잔 마시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집에서 콩을 갈아 커피를 내려마시면 그 때의 풍경이 다시 떠올라 ‘두번째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가을빛이 완연했던 지난 26일 광주의 핫플 동명동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느 날과 달랐던 건, 장미꽃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거리를 걷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점이었다. 바구니 속에 담긴 건 동명동 카페 지도와 재활용 컵. ‘NO RUN JUST WALK’에 참여한 사람들은 카페에서 커피를 시음하고 디저트를 먹으며 미션을 수행했다. 종이컵을 사용했던 지난해와 달리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의 취향을 반영, 재활용컵을 제공한 것도 의미 있었다.
4회째를 맞은 ‘2024 동명 커·피 산책’은 동명동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잘 살린 행사였다. 타깃이 정확하다 보니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하이라이트 행사는 핸드드립 카페 19곳이 참여한 ‘JUST AWARD’. 각각의 카페가 내놓은 커피를 마시며 취향에 맞는 원두맛을 찾아 투표하는 프로그램으로, 그윽한 커피향에 빠져 시음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올해 어워드 우승자는 동구 계림동의 ‘카페 서정적’이었다. 첫 대회에서는 동명동의 ‘물고기 자리’가, 그 다음해에는 산수동의 ‘굿바이 로맨스’가 우승했다. 수상 카페의 커피 원두와 드립백은 동구의 고향사랑기부금제 사은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테라로사’ 등 유명 커피점이 즐비한 강릉의 커피축제는 인기가 높다. 동명동은 무조건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동명동만의 색깔이 담긴 알찬 프로그램으로 탄탄하게 꾸려가면 좋겠다. ‘작지만 강한 축제’로 말이다.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mekim@kwangju.co.kr
가을빛이 완연했던 지난 26일 광주의 핫플 동명동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느 날과 달랐던 건, 장미꽃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거리를 걷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점이었다. 바구니 속에 담긴 건 동명동 카페 지도와 재활용 컵. ‘NO RUN JUST WALK’에 참여한 사람들은 카페에서 커피를 시음하고 디저트를 먹으며 미션을 수행했다. 종이컵을 사용했던 지난해와 달리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의 취향을 반영, 재활용컵을 제공한 것도 의미 있었다.
‘테라로사’ 등 유명 커피점이 즐비한 강릉의 커피축제는 인기가 높다. 동명동은 무조건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동명동만의 색깔이 담긴 알찬 프로그램으로 탄탄하게 꾸려가면 좋겠다. ‘작지만 강한 축제’로 말이다.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