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것 줄게 새것 다오’…1석2조 ‘재활용 짠테크’ 인기
2024년 10월 29일(화) 00:10
환경 살리고 혜택 챙기고…고물가에 광주 행정복지센터 이용 부쩍 증가
새 건전지·종량제봉투·화장지 교환 등 시민 호응에 지자체 예산 소진도

28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 행정복지센터에 모여있는 재활용품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행정복지센터를 찾는 지역민이 늘고 있다.

투명 페트병과 우유팩 등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모아가면 종량제 봉투나 휴지 등으로 교환해주는 지자체의 환경정책을 이용해 생활비를 아껴보겠다는 일명 ‘짠테크’의 하나다.

28일 광주시 북구에 따르면 투명 페트병과 종량제 봉투를 교환해 주는 사업이 10월 종료 됐다.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 예산이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북구는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이 의무화 됐지만 정착이 잘 되지 않고 있어 투명페트병 30개를 모아오면 10ℓ종량제 봉투 한장으로 교환해주는 사업을 진행했다.

북구에서 투명 페트병은 2022년과 2023년 4t 수거에 그쳤지만 맘카페 등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올해 10개월만에 8t이 모여 종량제봉투 구매 예산(500만원)이 모두 소진됐다.

이 뿐만 아니다. 종이팩 1㎏을 모아오면 두루마리 휴지 2개로 폐건전지 30개를 가져오면 새건전지 2개로 교환해준다. 종이팩도 2022년 66t에서 2023년 102t, 올해는 56t이 모였으며 폐건전지는 2022년 42t, 2023년 50t, 2024년 37t이 수거됐다.

실제 이날 오후 찾은 북구 용봉동 행정복지센터의 경우 계단 한켠이 우유팩과 투명 페트병, 건전지가 담긴 박스로 가득 차있었다.

일주일마다 수거차량을 통해 한주간 모은 재활용품을 처리하고 있는데, 한 주가 시작된 첫 날임에도 주민들이 가정에서 모은 재활용품을 한가득 들고 왔기 때문이다.

광주 5개 자치구에서도 재활용쓰레기 교환을 하려는 지역민들의 발길이 늘고있다.

동구와 남구는 종이팩 1㎏당 두루마리 휴지 2개를 제공하고 폐건전지(동구 0.4㎏, 남구 0.5㎏)도 새 건전지로 바꿔준다. 서구에서는 종이팩(200㎖100개, 500㎖ 50개, 1000㎖ 35개)을 종량제 봉투(10ℓ 1장) 또는 두루마리 휴지 2개 중 선택가능하고 , 폐건전지 20개와 새건전지 2개를 교환할 수 있다.

광산구는 포인트제를 사용해 건전지는 개당 3포인트, 화장지는 200㎖당 3포인트를 제공한다. 100포인트당 건전지와 화장지 중에서 1개씩 지급받을 수 있다.

북구를 제외한 4개구에서 지난 2022년 교환정책으로 수거된 종이팩은 57.32t이었지만 지난해 61.44t로 늘었고 올해는 8월까지 48.8t이 교환됐다. 폐건전지도 지난 2022년 48.82t이 수거돼 새로운 건전지로 교환 됐지만 지난해 60.93t까지 늘었다.

지역민으로서는 생활필수품 구매비용을 한푼이라도 아낄수 있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

북구 주민 이용태(76)씨는 “다 쓴 물건을 갖다 주는 것만으로도 건전지 등을 거저 얻을 수 있어 적극 참여하게 됐다”며 “하나하나 모으는 게 번거롭긴 해도 티끌모아 태산이다. 헌 것주고 새 물건 받아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행정복지센터가 교환을 위해 마련한 휴지 200여개는 일주일이면 동이나는 상황이라는 것이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설명이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수집한 재활용품은 자치구별 위탁처리업체로 넘겨져 투명페트병은 섬유나 솜 등으로 재탄생한다. 외국에서 펄프를 수입하지 않고도 종이팩으로 화장지를 만들 수 있고, 중금속이 함유돼 분리배출 하지 않고 소각하면 환경오염과 화재 위험도 있는 폐건전지의 경우 망간과 아연 등이 추출돼 100% 회수된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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