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바라는 ‘책 읽는 광주’…동구 ‘인문도시’ 정책 주목
2024년 10월 22일(화) 21:15
독서문화 진흥 관련 조례 제정, ‘올해의 책’·‘구민 권장 도서’ 선정
지역 책방 연계 구민 독서운동·주민과 함께 열린 독서문화 등 행사
광주시 동구의 ‘인문도시’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전국적으로 독서와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다.

2018년 인문도시정책과를 신설한 이후 지난 6년여간 인문도시 조성 사업을 해 동구의 정책이 최근 한강 작가가 광주시에 요청한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사는 광주를 만들어 달라”는 소원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동구는 지난 2020년부터 4년 동안 ‘책 읽는 동구’ 사업을 시행해 다양한 독서 문화 활성화 사업을 해 왔다고 23일 밝혔다.

동구는 인문도시 조성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의 책 및 구민권장도서 선정, 지역 책방 연계 동구민 권장도서 지원 및 구민 독서 운동, 찾아가는 독서교실 운영 및 독서활동가 양성, 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독서문화 행사 등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해마다 전문가 도서 선정단 등을 통해 ‘올해의 책’ 10권과 ‘구민 권장 도서’ 80권을 선정하기도 했다. 도서 선정단은 교육청과 도서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되며, 주민들이 추천한 도서 중 후보 도서를 압축해 구민 온라인 투표와 최종 심의를 거쳐 올해의 책을 선정해 왔다.

‘올해의 책’과 ‘구민 권장 도서’는 동구와 협약을 맺은 광우서점 등 지역 책방(독립서점) 10곳을 통해 독서공모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할 수 있게 했다.

독서공모전은 추천 도서를 읽은 뒤 감상문을 제출하는 대회로, 부문별(청소년·성인·가족·단체)로 시행된다. 참가자는 2020년 280여명에서 올해 950여명으로 3배 넘게 뛰었다. 공모전 등을 통해 동구는 지난 4년(2021~2024) 동안 매년 4000여 권씩, 총 1만 4000여 명에게 권장 도서를 제공했다.

‘찾아가는 독서교실’ 또한 성황이다. 동구는 지난 4년 동안 학교와 경로당, 작은도서관 등에서 동화구연·낭독·글쓰기 등 프로그램을 총 380회 진행했으며, 참가자 수는 6000여명을 넘겼다.

주민들의 인문 활동을 지원하는 40여 개의 인문(독서) 동아리 회원들 또한 1년간 매달 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 독후감을 공유하기도 했다.

독립서점 활성화를 위한 ‘책마을 인문산책’ 사업도 성과를 보고 있다. 동명책방, 이것은 서점이 아니다, 책과 생활, 기역 책방, 문학서점, 소년의 서 등 각 독립서점에서 각 책방의 특색을 담은 북 토크와 낭독회, 인문 강연 등을 5년간 76회 진행했다.

동구는 최근 도시브랜드로 ‘인문도시 광주 동구’를 선포했으며, 이에 따라 ‘인문대학’ 운영, ‘어르신 자서전 쓰기’, ‘인문 골든벨’, ‘인문 글로벌 지도자 양성’ 등 인문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6월에는 ‘동구 무등산 인문 축제’를 열기도 했는데, 이틀 동안 3만여 명이 방문하면서 성황을 이뤘다.

인문 사업을 바탕으로 동구는 지난 2022년 전국 규모의 순회 행사로 치러진 ‘한국지역도서전’의 6번째 개최 도시로 선정됐으며, 동구 동명동에 있는 ‘인문학당’은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지난 6년간 주민들과 함께 ‘인문도시 광주 동구’를 조성하기 위해 공들여 온 만큼 이후로도 다양한 인문 사업을 펼쳐가겠다”며 “한강 작가가 희망하는 ‘책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사는 광주’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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