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정치권 ‘국립 의대’, 상생·화합 정신으로
2024년 04월 22일(월) 00:00
전남권에 국립대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현안이 순천대를 비롯한 순천지역 정치권의 전남도 공모 불참 선언으로 난관에 부딪쳤다.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지난 18일 김영록 전남지사와의 간담회에서 국립 의대 선정을 위한 전남도 공모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총장은 전남도에 공모의 법적 권한이 없다며 법적 권한이 있는 정부에서 공모하면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순천대는 앞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도의 공모가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과열 경쟁을 유발하고 양 지역간 갈등을 조장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관규 순천시장도 “법률·행정·정치적 문제가 걸려 있는데 어떻게 무시하고 의대 선정을 합의로 추진할 수 있겠느냐”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남도의 국립 의대 공모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은 순천 정치권이 주도하고 있다. 당사자인 순천대는 물론 순천시장과 순천시의회, 이번 총선에 당선된 지역구 국회의원이 한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다. 첫째, 공모 불참 이유로 든 전남도에 법적 권한이 없다는 주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전남도에 권한을 위임했다는 점에서 모순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전남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남도가 정해서 의견 수렴해 오면 추진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따라 교육부도 전남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둘째, 전남도의 공모가 동·서부권의 경쟁과 갈등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또한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럼 정부가 추진하면 지역간 경쟁과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전남도의회를 비롯해 순천을 제외한 전남지역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30여년만에 전남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순천 정치권은 소지역주의를 자극하지 말고 화합과 상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 문제에 임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요구를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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