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12기 리더스아카데미] 김선태 주무관 ‘충주시 유튜브 이야기’
2024년 04월 10일(수) 20:05
“홍보영상은 재미있고 짧게 만들어야죠”
충주시 홍보영상 대박 난 건
정확한 목적성 있었기 때문
구독 68만 1위…서울시 제쳐
23일 이은결 마술사 강단에

‘충주시 홍보맨’으로 불리는 김선태 주무관이 지난 9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12기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상대의 마음을 꿰뚫는 홍보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무원’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지난 9일 광주일보 12기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장에는 김선태(37·사진) 충주시 주무관의 팬을 자처하는 원우들로 가득했다. 이날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강연에서 김 주무관은 ‘충주시 유튜브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단에 있는 조명을 꺼주시겠어요? 다들 주무셔야 하니까….”

진중함과 해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농담에 청중들은 미소를 띠고 강연을 듣기 시작했다. 김 주무관은 자신을 ‘유튜브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주무관’으로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충주시 산척면에서 근무를 시작해 2018년부터 충주시 홍보담당관실에서 근무해왔다.

김 주무관은 축구 명장 알렉스 퍼거슨이 한 ‘SNS(소셜미디어)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에 동의해왔다고 한다. 연 예산 61만원을 활용해 시정 홍보를 하는 건 ‘시련’의 연속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내 유튜브 계정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 사업’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무의미한 글을 3개 이상 올리면 그 계정은 망한다는 각오를 해야 해요. 그래서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보다는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걸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김 주무관이 초창기 만든 축제와 정책 홍보물은 입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는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봤다. 특별한 기술과 장비 없이 만든 그림과 문구는 정확한 목적성 덕분에 독자들의 뇌리에 박혔다.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계정 구독자는 68만명을 넘기며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서울시 등 광역자치단체를 제치고 1등에 올랐다. 1편당 평균 조회 수도 80만회에 달한다.

충주시 유튜브는 구독자 범위를 21만 충주시민에 머무르지 않고 5100만 전 국민으로 넓혀 영상을 기획·제작해왔다.

김 주무관은 영상을 만들 때 세 가지 원칙을 고수한다.

첫째, 목적을 분명히 하라. 둘째, 많은 것을 담지 마라(정보 전달에 머무르지 마라). 셋째, 무조건 재미있게 하라.

김 주무관은 “이들 원칙은 당연해 보이면서도 많은 관공서 홍보 담당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라며 “대부분의 홍보 담당자는 홍보물이 ‘망하는 길’을 잘 알고 있지만,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자신의 홍보 이야기를 써내린 책 ‘홍보의 신(충주시 홍보맨의 시켜서 한 마케팅)’을 내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 주무관에게도 고민이 많다. 그는 자신을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내향형 인간’으로 평가했다. 그런 사람이 얼굴을 팔아가며 홍보해서 자신의 인생에 ‘플러스’가 될까 ‘마이너스’가 될까 하는 의구심이 문득 드는 것이다.

매주 ‘조회 수’라는 성적으로 결과물을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김 주무관은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도 조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만 퍼져도 ‘적극 행정’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모난 돌이 정을 맞더라도 틀을 깨보려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날 강연이 끝난 뒤에도 원우들의 학구열은 식을 줄 몰랐다.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면서 생긴 고충을 털어놓거나 공직자와 유명인 사이에서 겪을 법한 갈등 등 질문이 쏟아졌다.

한편 오는 23일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리는 리더스 아카데미 다음 행사에는 이은결 마술사가 화려한 마술의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