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대, 삶의 의미와 가치 깨닫다
2024년 02월 13일(화) 20:20
류재준 박사 ‘삶은 그냥 견디는 것이다’ 펴내

류재준 박사

“50대 중반에 접어드니 ‘삶은 견디는 것이다’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각자에게 주어진 삶은 만만치 않지요. 더러 비워야 한다는 마음이 나 자신을 버겁게 짓누를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는 마음까지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곤 하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류재준 전 광주시 균형발전전문위원이 최근 에세이집을 냈다.

‘삶은 그냥 견디는 것이다’(북랩)라는 다소 철학적인 제목부터 시선을 붙든다. 사는 동안 삶의 희비곡선을 통과하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인데 저자에게도 그와 같은 곡절이 있었던 모양이다.

류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부모님 두 분을 여의는 아픔을 겪었다”며 “ 부모님과의 추억은 내 기억을 온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말로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이번 책은 부모님 빈자리와 기억들 외에도 일상에서 겪은 일들에 대한 단상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에세이라는 장르 자체에 충실한 글들이다.

저자는 도시·지역개발학 분야의 박사임에도 문학적 감성이 풍부한 인문학 전공자의 기질을 지녔다. 지금까지 펴낸 책 ‘류재준의 인생독서’, ‘류재준의 서평독서’가 말해주듯 그는 자신만의 글을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거센 폭풍우와 비바람이 나한테만 모질게 오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인생의 섭리를 보여준다. 세찬 비바람도 잠시 후면 잦아들 것이다. 어둠은 늘 어둠만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 짙은 어둠을 이겨내야 비로소 환한 빛을 볼 수 있다.”

에세이집을 내는 과정에서 퍼즐 맞추듯 이어 붙인 기억들은 잔잔한 울림을 준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나를 힘들게 했다”는 말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한 고투의 과정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그는 “평범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세대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하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며 “누구에게나 삶은 소중하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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