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동백과 직박구리…사라진 엄동설한(嚴冬雪寒)
2024년 01월 19일(금) 12:30
우리는 지금 어떤 계절을 살고 있을까.

한국의 겨울은 한 해의 네 철 가운데 네 번째 계절로 12월부터 2월까지 낮이 짧고 추운 철이다. 겨울 중에서도 한겨울에 속해 있는 1월 중순.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남대학교 캠퍼스 안 동백나무 동산에 때 이른 꽃망울이 맺혔다. 사라진 엄동설한에 동백꽃이 피고 직박구리까지 찾아들었다.

16일 광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연간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의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1도 높은 15도로 1973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가장 더웠다는 2021년보다 0.2도 높고 특히 3월과 9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각각 2.9도, 1.9도 높았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기온 순위는 연속으로 상위 10위 이내였고 폭염은 1.8일, 열대야는 14.7일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10년 동안 광주의 평년 대비 평균 기온을 살펴보면 1월은 1.0도, 2월은 1.7도 상승하면서 해마다 겨울이 따뜻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된다면 60여년 뒤 광주의 연평균 기온은 20도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엄동설한은 물론이고 겨울까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지구 곳곳에서 들려오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소식이 심상치가 않다.

북극해에서는 해빙이 녹으면서 북극점 이정표가 언제 사라질지 모른 채 위태롭게 놓여 있다. 기후변화가 다른 나라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후변화로 시작된 경고는 기후위기를 넘어 이제는 기후비상으로까지 넘어왔다.

광주도 예외는 아니다. 한겨울에 만난 때 이른 꽃마중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지구가 보내는 경고장에 광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글·사진=정지효 작가 1018hyohy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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