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금봉어촌계] 예술품으로 재탄생한 굴 패각, 마을 대표 체험상품 만든다
2023년 11월 01일(수) 18:40 가가
전남 혁신 어촌의 ‘바다 이야기’ <5>
양식 굴 전국 30% 4000t 생산
직거래 늘리고 가공품 개발 노력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지원 받아
굴 패각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
조선대 미술대와 기념품 만들기
양식 굴 전국 30% 4000t 생산
직거래 늘리고 가공품 개발 노력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지원 받아
굴 패각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
조선대 미술대와 기념품 만들기


우리나라 굴 생산량의 30%, 전남 굴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여수 금봉어촌계가 이용하는 금천항 전경. 마을이 항구를 따라 길게 형성돼 있다.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제공>
전남의 해안선은 6,873㎞으로, 전국의 45%를 차지한다. 이 복잡한 해안선에는 갯벌이 있으며, 육지의 밀물이 바다와 만나면서 풍부한 영양소를 만들어 낸다. 낙지, 짱둥어, 칠게, 바지락, 꼬막, 자연산 굴, 개불 등이 갯벌에서 자라고, 전복·가리비·굴 등 어패류, 다시마·미역 등 해조류 등의 대규모 양식이 가능한 것은 깨끗하면서 동시에 천연 미네랄이 가득 함유된 전남의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안가 바위에 붙어 밀물 때는 해수를 머금고, 썰물 때는 햇빛과 바람에 노출돼 높은 영양가와 진한 고소함을 담은 자연산 굴, 석화(石花)는 남도의 맛을 대표하며 비싼 가격에 팔려나간다. 어촌의 할머니, 아낙들이 추운 겨울 해변에 나가 바위에 붙은 굴껍데기를 까 건져낸 알멩이는 생으로, 양념을 버무려 젓을 담가 먹어도 맛있다.
이 굴을 양식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전남의 대표 어촌이 여수 돌산도에 자리한 금봉 어촌계(금천마을)이다. 화양면과 마주하며 가막만의 중간 위치에 있어 해류가 들고나는 자리에서 굴 양식을 시작한 것이 1965년이다. 통영에서 굴 양식에 성공해 그 일대 어민들이 부유해진 것을 전해듣고 전남도의 지원을 받아 시험 양식에 나서 처음 성공한 해이다. 황규환(65) 금봉어촌계장에 따르면 자신의 작은 아버지인 황용섭(1999년 작고)씨가 2년여에 걸친 시험 양식을 주도했다고 한다. 여수수산대학(현재 전남대 여수캠퍼스)과 통영을 오가며 얕은 바다인 가막만에서 가능한 형태의 수하식(垂下式)을 개발했다.
해상에 100m 간격으로 양쪽 끝에 기다란 막대를 심고 그 사이를 줄로 고정한 뒤 줄 아래로 7m짜리 양식 줄을 아래로 매다는 방식이다. 아래로 뻗은 7m짜리 줄에는 가리비 등 조개껍데기가 수십 개가 고정되며, 껍질마다 어린 굴이 붙어 자란다. 이렇게 시작한 굴 양식장의 면적은 현재 42ha(12만7,000평)에 이르고, 전남 굴의 약 80%, 전국 굴의 약 30%에 해당하는 4,000t 안팎의 굴이 매년 생산되고 있다. 어촌계 137가구의 생계도 이 굴이 책임지고 있다. 금천마을은 굴 껍데기, 굴 양식에 쓰이는 조개껍데기, 양식장 부표, 굴 작업장 등이 가득한 ‘굴 생산기지’와 같은 느낌이다.
지난 2022년 기준 금봉 어촌계의 어촌계원은 137명, 어업인 후계자는 40명으로, 최근 5년간 8명의 외지인이 귀어했으며, 어장관리선 41척, 어업허가선 57척 등 98척의 배가 있다. 생산된 굴은 보통 구이용 각굴 형태로 약 80%가 팔려나가며, 깐 알굴로 10%, 나머지 10%는 통조림공장 등으로 출하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소득을 높이기 위해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직거래망인 바이씨(buysea.co.kr)에 가입했으며, 소비자들이 싱싱한 굴을 간편하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가공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지원 아래 관광객들을 위해 굴 패각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어 시행을 준비중이다.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는 ‘어촌 살리기 협약’을 체결한 조선대학교 미술체육대학과 협의해 굴 패각의 하얀 단면을 다듬어 그 안에 주민들의 얼굴부터 마을의 풍경, 마을 앞 바다에서 관찰할 수 있는 상괭이 등을 그린 뒤 석고 위에 고정시키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금천마을 주민 50여 명에게 교육했다. 회화학부 서양화 전공 2·3학년 학생 50여 명이 주민들과 일대일로 5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조선대 미술체육대학은 올 1학기 2·3학년 수업 과제로 ‘굴 패각 활용 예술 창·제작’을 선정해 ‘애완 굴’(애완동물과 유사하게 기르는 행위를 통해 애정과 의미를 부여하고 심적인 안정감을 주는 기념품의 역할), ‘굴 수각’(수석의 개념을 차용한 예술품으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과 패각의 특색을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의 창작 및 제작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필요한 굴 패각은 금천마을 주민들이 직접 세척한 뒤 말려 조선대 미술체육대학에 공급했다. 조윤성 조선대 미술체육대학 부학장은 “해양쓰레기로 버려지는 굴 패각을 예술을 통해 기념품으로 만들어보자는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의 제안을 받고 교수, 학생이 함께 5개월 이상 고민해왔다”며 “제작된 작품들의 수준이 높고 일반인 누구라도 쉽게 제작해볼 수 있어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천마을은 향후 어촌을 찾는 방문객, 학생 등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주민 소득 증진에도 나설 예정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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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금봉어촌계는 굴 패각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 굴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공 상품 개발 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굴과 깐굴을 판매하는 옛 방식만으로는 금봉 굴 양식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진은 금봉어촌계의 굴 채묘장.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제공> |
지난 2022년 기준 금봉 어촌계의 어촌계원은 137명, 어업인 후계자는 40명으로, 최근 5년간 8명의 외지인이 귀어했으며, 어장관리선 41척, 어업허가선 57척 등 98척의 배가 있다. 생산된 굴은 보통 구이용 각굴 형태로 약 80%가 팔려나가며, 깐 알굴로 10%, 나머지 10%는 통조림공장 등으로 출하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소득을 높이기 위해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직거래망인 바이씨(buysea.co.kr)에 가입했으며, 소비자들이 싱싱한 굴을 간편하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가공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지원 아래 관광객들을 위해 굴 패각을 이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어 시행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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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가 지난 5월 여수 금봉어촌계, 조선대 미술대학가 참여하는 바다가꿈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바다가꿈은 굴 양식장에서 나오는 버려지는 굴 폐각을 미술품으로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그 골자로 했다.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제공> |
금천마을은 향후 어촌을 찾는 방문객, 학생 등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주민 소득 증진에도 나설 예정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