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싸움 말린 교사 무혐의 처분 불복
2023년 08월 06일(일) 20:05
학부모, 재정신청 제출
학생들 간 싸움을 제지하려 책상을 넘어뜨린 초등학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학부모가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전국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윤모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학부모가 이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을 지난 1일 광주고등법원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재정(裁定)신청은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사건에 대해 고소인이 불복, 직접 고등법원에 재판 회부를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에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공소 제기를 결정하고 죄명과 공소사실이 특정될 수 있도록 이유를 기재한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윤씨는 지난해 4월 학생들 간 싸움을 제지하다 교실 책상을 넘어뜨리고, ‘잘못한 게 없다’고 쓴 학생의 반성문을 찢었다는 이유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했다.

이 후 1년여 간의 수사를 받은 윤씨는 지난 4월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학부모가 지난 5월 31일 검찰에 항고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전국의 교사 등이 검찰 앞으로 “선생님은 잘못이 없다”며 탄원서 1800여장을 보내기도 했다.

학부모는 이와 별도로 윤씨를 상대로 위자료 등 손해배상명목으로 32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도 제기했지만 이 또한 법원에서 기각됐다.

21년째 교단을 지킨 윤씨는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올해 학급 담임에서 배제됐고, 수면장애와 우울 및 불안 등으로 정신건강 상담도 받고 있다.

윤씨는 “검찰과 법원이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도 학부모는 각종 수단으로 대응을 할 수 있지만 교사가 대응할 방법은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학부모의 ‘아니면 말지 하는 식’의 신고가 교사에게는 경제적·정신적 침해를 가져올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의 수업에까지 지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교육당국 차원에서라도 교사들의 교권침해·수업권침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무고한 신고를 하는 학부모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내 사건을 계기로 무고한 교사들이 없도록 끝까지 법적대응을 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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