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석 ‘영산강이 품은 누정’사진전…17일까지 금호갤러리 3관
2023년 05월 10일(수) 14:25

‘식영정’

“누정을 찾아갈 때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곳에 있던 선비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방문객을 만났을까, 라는 심경을 가만히 헤아리게 됩니다. 또 누정을 방문하는 이는 주변의 경치를 바라보며 어떤 상념에 젖었을지 상상하지요.”

‘영산강이 품은 누정’을 주제로 17일까지 사진전을 갖고 있는 우명석 씨의 말이다. 그는 사업을 하는 틈틈이 영산강에 매료돼 오랫동안 풍경을 앵글에 담아왔다.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갤러리 3관에 들어서면 영산강의 사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문적인 사진가가 아닌 아마츄어가 바라본 영산강의 다양한 풍광은 잔잔한 아우라를 발한다.

새하얀 눈이 수북이 쌓인 ‘풍영정’을 비롯해 성하의 계절에 담아낸 녹음이 우거진 ‘서하당’의 풍광, 노란 개나리가 허공을 물들인 ‘소쇄원’ 봄의 모습까지 작품은 계절의 색감을 오롯이 드러낸다.

‘명옥헌’
누정들을 보고 나면 고향으로 돌아와 영산강을 벗 삼아 시문을 짓고 후대를 양성했던 선비들이 담박한 서정과 세상의 중심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 삶을 관조하는 이의 심사를 읽을 수 있다.

많은 것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무시로 만변하는 세태에서 여일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선 누정은 오늘의 우리에게 ‘네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 묻는 듯하다. 혹여 누정에 들어앉아 밖을 바라보는 이가 ‘나’일지도 모른다는착각에 잠시 빠지기도 한다.

한편 우명석 씨는 ‘무엇을 중점으로 보면 좋을까’ 라는 질문에 “누정이 서 있는 위치와 사시사철 달라지는 주변 경관에서 그들이 보았던 것들이 무엇이었으며 어떤 담소를 나누고 풍류를 즐겼을까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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