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숲의 고장’ 장성군, 산림자원 가치 높인다
2023년 04월 02일(일) 17:55 가가
축령산 편백숲 1300㏊ 등 전체 면적 61%가 임야
‘홍길동 우드랜드’ 전남 유일 국비 8.5억 확보
골칫거리 ‘성산 은행나무’ 문화콘텐츠 활용
‘홍길동 우드랜드’ 전남 유일 국비 8.5억 확보
골칫거리 ‘성산 은행나무’ 문화콘텐츠 활용
장성군은 전체 면적의 61%가 임야로 풍부한 산림자원을 지녔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편백숲 품은 축령산 보유하고 있어 치유숲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병풍산 끝자락에 있는 홍길동 우드랜드가 전남에서 유일하게 산림청이 주관하는 ‘2023년 유휴산림 자산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역 소득원 창출에도 힘쓰고 있으며 천덕꾸러기였던 마을 은행나무를 이식해 문화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과 목적에 맞는 우수조림지를 지속적으로 조성해 군민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장성군의 산림자원 활용정책을 살펴본다.
◇ 전국 최대 1300ha 축령산 편백숲 ‘치유의 숲’으로 각광
장성은 ‘편백숲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성 축령산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조림지가 있다. 춘원 임종국(1915~1987) 선생이 조성한 1300ha에 달하는 웅장한 편백숲은 장성의 자랑이다. 편백나무, 삼나무 등 키 큰 상록수들로 울창한 숲속 풍경이 경이롭다. 산림청이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했을 정도로, 장성 축령산의 가치는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임종국 선생이 최초 편백숲 조림을 시작했을 당시 나무는 다양한 산업에 두루 활용되는 ‘자원’의 개념이었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산에 나무를 심어 이익을 내는 소득원 역할을 했다. 산업의 발달로 단단하고 구하기 쉬운 소재들이 개발되며, 나무는 차츰 외면받기 시작했다. 편백나무 전신주가 콘크리트 기둥으로 대체되는 식이었다.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나무는 관광자원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장성 축령산 편백숲도 ‘치유의 숲’으로 주목 받았다.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숲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장성으로 향했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요즘에는 편백숲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장성군의 투자도 꾸준하다. 군은 축령산 등산로 일원(추암리 산24-68)에 860m 규모 ‘하늘숲길’을 조성하고 있다. 구간에 따라 최대 10m 높이의 데크길이 설치된다. 산림청이 ‘축령산·문수산 공간재창조 사업’으로 조성 중인 숲길과 연결하면 그 길이가 무려 2.9km까지 늘어날 수 있다.
◇ 전남 유일 산림청 공모 선정 ‘홍길동 우드랜드’도 주목
축령산에 이어 최근 새롭게 조명받는 곳은 홍길동 우드랜드(북하면 병풍로 1022-26)다. 장성의 명산인 병풍산 끝자락에 있는 홍길동 우드랜드는 1998년 청소년 체력단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이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자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반전의 계기는 ‘공모사업’에서 찾았다. 장성군은 지난해 산림청 주관 ‘2023년 유휴산림 자산화 공모사업’에 전남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국공유지 산림이나 시설물을 활용해 소득원을 창출하고,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국비 포함 8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장성군은 홍길동 우드랜드에 무장애 산책로, 편백 족욕탕 등 숲속 치유여행 시설을 만들고 있다. 하드웨어 확충에만 머물지 않고 산촌주민 소득 창출을 위한 임산물 체험장, 주민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도 계획 중이다.
물론, 관광 아이템으로만 나무를 활용하는 건 아니다. 장성군은 산림자원 본연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탄소 저감 효과가 감소한 오래된 나무는 목재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묘목을 심는 조림 및 숲 가꾸기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성과를 인정받아 산림청 평가에서 2021년 최우수, 2022년 우수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천덕꾸러기 성산 은행나무의 변신…문화 콘텐츠로 활용
소득원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어 온 나무는 이제 ‘문화 콘텐츠’로 또 한 번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성산마을 은행나무다.
장성읍 성산마을은 70년대에 가로수로 심은 은행나무로 유명했다. 가을이면 한적한 시골 도로가 황금빛으로 물들곤 했다. 하지만 방문객에게는 낭만이었을지 몰라도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은행나무 열매와 잎을 팔아서 마을 소득으로 삼는 등 도움이 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열매를 찾는 수요가 줄어들었고 나무는 자라며 더 많은 열매를 맺었다. 결국 수확하지 못한 채 방치된 열매들이 길거리에 떨어져 악취를 자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뿌리와 가지가 자라며 담벼락을 허물기 일쑤였다. 대다수 주민들이 벌목을 희망했지만, 마을의 문화자원으로 자리 잡은 은행나무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았다.
2016년부터 ‘은행나무 문제’ 대해 고민해 온 성산 주민들과 장성군은 수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군민참여단 회의 끝에 ‘제거’가 아닌 ‘이식’을 결정했다. 장성소방서 옆 장성 천변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낙점한 장성군은 나무들이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작업을 거친 끝에 최근 100여 주를 성공적으로 옮겨 심었다.
이에 따라 베어질 운명에 놓였던 천덕꾸러기 성산 은행나무는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콘텐츠로 거듭날 기회를 얻었다. 은행나무가 자리 잡은 장성천 일대도 마을을 대표하는 새로운 명소로 조명받을 전망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우리가 심은 나무가 군민에게 건강한 삶과 일상의 행복을 선사하고, 미래 후손들에게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며 “5만 군민과 함께 잘 가꿔 산림자원으로 활용해 환경과 문화적 가치가 충만한 장성군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장성=김용호 기자 yongh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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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종(왼쪽 두 번째) 장성군수가 병풍산 ‘홍길동 우드랜드’를 찾아 숲활용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장성군 제공> |
장성은 ‘편백숲의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성 축령산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조림지가 있다. 춘원 임종국(1915~1987) 선생이 조성한 1300ha에 달하는 웅장한 편백숲은 장성의 자랑이다. 편백나무, 삼나무 등 키 큰 상록수들로 울창한 숲속 풍경이 경이롭다. 산림청이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했을 정도로, 장성 축령산의 가치는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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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성산마을에서 장성소방서 옆 천변으로 옮겨져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은행나무들.<장성군 제공> |
축령산에 이어 최근 새롭게 조명받는 곳은 홍길동 우드랜드(북하면 병풍로 1022-26)다. 장성의 명산인 병풍산 끝자락에 있는 홍길동 우드랜드는 1998년 청소년 체력단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다.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이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자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반전의 계기는 ‘공모사업’에서 찾았다. 장성군은 지난해 산림청 주관 ‘2023년 유휴산림 자산화 공모사업’에 전남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국공유지 산림이나 시설물을 활용해 소득원을 창출하고,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국비 포함 8억 50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장성군은 홍길동 우드랜드에 무장애 산책로, 편백 족욕탕 등 숲속 치유여행 시설을 만들고 있다. 하드웨어 확충에만 머물지 않고 산촌주민 소득 창출을 위한 임산물 체험장, 주민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도 계획 중이다.
물론, 관광 아이템으로만 나무를 활용하는 건 아니다. 장성군은 산림자원 본연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탄소 저감 효과가 감소한 오래된 나무는 목재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묘목을 심는 조림 및 숲 가꾸기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성과를 인정받아 산림청 평가에서 2021년 최우수, 2022년 우수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천덕꾸러기 성산 은행나무의 변신…문화 콘텐츠로 활용
소득원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어 온 나무는 이제 ‘문화 콘텐츠’로 또 한 번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첫 번째 주인공은 성산마을 은행나무다.
장성읍 성산마을은 70년대에 가로수로 심은 은행나무로 유명했다. 가을이면 한적한 시골 도로가 황금빛으로 물들곤 했다. 하지만 방문객에게는 낭만이었을지 몰라도 주민들에게는 골칫거리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은행나무 열매와 잎을 팔아서 마을 소득으로 삼는 등 도움이 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열매를 찾는 수요가 줄어들었고 나무는 자라며 더 많은 열매를 맺었다. 결국 수확하지 못한 채 방치된 열매들이 길거리에 떨어져 악취를 자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뿌리와 가지가 자라며 담벼락을 허물기 일쑤였다. 대다수 주민들이 벌목을 희망했지만, 마을의 문화자원으로 자리 잡은 은행나무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적지 않았다.
2016년부터 ‘은행나무 문제’ 대해 고민해 온 성산 주민들과 장성군은 수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군민참여단 회의 끝에 ‘제거’가 아닌 ‘이식’을 결정했다. 장성소방서 옆 장성 천변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낙점한 장성군은 나무들이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작업을 거친 끝에 최근 100여 주를 성공적으로 옮겨 심었다.
이에 따라 베어질 운명에 놓였던 천덕꾸러기 성산 은행나무는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콘텐츠로 거듭날 기회를 얻었다. 은행나무가 자리 잡은 장성천 일대도 마을을 대표하는 새로운 명소로 조명받을 전망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우리가 심은 나무가 군민에게 건강한 삶과 일상의 행복을 선사하고, 미래 후손들에게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며 “5만 군민과 함께 잘 가꿔 산림자원으로 활용해 환경과 문화적 가치가 충만한 장성군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장성=김용호 기자 yongho@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