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의 ‘화해’ 5·18 진상 규명으로 이어가야
2023년 01월 19일(목) 00:10
5·18 관련 세 개 공법단체인 5·18민주화운동 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소속 회원들이 지난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을 찾았다. 5·18 당시 숨져 이곳에 잠들어 있는 특전사 대원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서다.

5월 단체들의 특전사 묘역 참배는 5·18 이후 처음 있는 일로 43년 만에 가해자인 계엄군과 5·18 피해자들이 화해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5월 단체에 앞서 특전사 동지회는 지난 11일 광주를 방문해 5월 단체에게 감귤을 전달하며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특전사 대원들은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할 것이다. 계엄군 신분이란 점에서는 가해자임이 분명하지만 전두환이 이끄는 계엄사령부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는 처지다 보니 5·18 이후에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5월 단체들이 현충원을 참배하기로 한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사죄의 마음으로 몰래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특전사 대원이나 광주에서 봉사활동을 한 계엄군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도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됐다.

특전사 동지회는 5월 단체에 화답하는 의미에서 다음달 19일 회원 100여 명과 함께 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의 참배를 하기로 했다. 나아가 두 단체는 정기적으로 양측 묘소를 참배하고 교류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측이 화해의 물꼬를 튼 만큼 이제부터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5·18 진상 규명에 힘을 모아야 한다. 사실 5월 단체의 현충원 참배에 반대하는 내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진상 조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섣부른 화해가 가해자들에 대한 면죄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특전사 측이 피해자의 입장에서 양심 고백과 증언으로 진실 규명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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