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불신 부르는 ‘베끼기 출제’ 근절 대책을
2022년 12월 21일(수) 00:05 가가
광주 지역 고교에서 교사가 또다시 외부 기관 시험문제를 베껴 출제한 것으로 드러나 고사 관리 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A고교에서 치른 2학년 물리 중간·기말고사 문제 대부분이 ‘EBS 수능 특강 물리학’ 교재에 실린 문제와 똑같이 출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학교 측은 2학년 학생 89명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기말고사 재시험을 치렀고 중간고사는 오늘 다시 치를 예정이다.
애초 학교 측은 문제 베끼기를 모르고 있었는데 학부모들이 학교와 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사실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2학년 2학기 물리 중간고사 20문항 중 객관식 열 문항과 서술형 다섯 문항을 ‘2023학년도 고3 EBS 수능 특강 물리학1’ 교재에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기말고사 25문항 중 14문항도 같은 교재에서, 나머지 11문항은 ‘2022학년도 고3 EBS 수능 특강 물리학1’에서 가져와 그대로 출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문제 베끼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에는 B고교에서 독서 교과 시험 출제를 맡은 교사가 사설 문제 은행 사이트에서 26문항 중 13문항을 베껴 출제해 전국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학생 지도는 물론 각종 행정 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데 고충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사안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교사의 일탈을 넘어 광주 공교육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고교 내신에 대한 불신을 불러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다. 시교육청은 그동안 진행해 온 교사 전문성 강화 연수와 고사 관리 시스템을 원천 재검검해야 한다. 시험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문제 은행 출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포함해 교사의 전문성 제고 등 총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A고교에서 치른 2학년 물리 중간·기말고사 문제 대부분이 ‘EBS 수능 특강 물리학’ 교재에 실린 문제와 똑같이 출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학교 측은 2학년 학생 89명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기말고사 재시험을 치렀고 중간고사는 오늘 다시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