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급증 ‘영산강 벨트’ AI 확산 차단 총력을
2022년 12월 20일(화) 00:05
해마다 수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 등지에서 한반도를 찾는다. 철새들의 월동지는 한동안 청정한 친환경 지역을 상징하기도 했다. 해질녘 장관을 이루는 철새들의 군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주요 서식지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철새들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전파시킬 우려가 있는 잠재적 유해 조류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월동을 위해 전남 지역을 찾는 철새 개체수가 급증함에 따라 고병원성 AI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에 따르면 환경부가 최근 조사한 철새 개체수·지역별 분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도내 겨울 철새 개체 수는 30만 7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28만 4000마리)보다 8%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가운데 고병원성 AI 전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오리과 철새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27만 5000마리에 달했다. 철새들은 10월에는 영암호·진도 군내간척지·강진만, 11월에는 영암호·순천만·고천암호에서 주로 머물렀다.

한데 나주·영암·무안·함평 등 일명 ‘영산강 벨트’에는 가금류 사육 농장들이 밀집해 있다. 방역 당국은 이들 지역에 AI가 잇따르는 원인으로 철새들이 서식 환경이 좋은 영산강을 따라 옮겨 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매년 이맘때 영암호를 찾는 고방오리가 기존 철새들과 접촉해 바이러스를 퍼뜨릴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철새들의 이동과 접촉은 AI 전파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미리 바이러스의 확산 경로를 예측하면 효율적인 방역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방역 당국은 철새들의 월동 습성과 이동 경로를 잘 파악해 고병원성 AI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영산강 벨트’를 따라 몰려 있는 가금류 사육 농가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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