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환대-장희원 지음
2022년 12월 15일(목) 18:45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2020년 제1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장희원의 첫 번째 소설집 ‘우리의 환대’가 출간됐다.

“좋은 글에 대한 답은 매순간 변하지만, 그 글에 누군가가 마음을 두고 싶은 자리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부디 내 글에도 그런 자리가 조금이나마 있기를 바란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좋은 글에 대해 “누군가 마음을 두고 싶은 자리가 있으면”이라고 말한다. 삭막하고 외로운 시대 하나의 작품이 그런 온기를 주고 마음을 다독여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작가는 등단 이후 지금까지 일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마음과 그럼에도 따스한 시선을 견지하는 그런 작품을 자신만의 문체와 시각으로 표현해왔다. 마치 ‘타인을 환대하는 용기는 자신은 물론 세계를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집에는 모두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폭설이 내리기 시작할 때’, ‘남겨진 사람들’, ‘기원과 기도’ 등은 모두 ‘부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존재를 껴안으려는 작가의 선한 의지가 엿보인다.

사고로 자식을 잃고 시골로 내려간 아버지를 그린 ‘폭설이 내리기 시작할 때’와 죽은 애인과 갔었던 여행지를 혼자 가는 여인의 서사를 모티브로 형상화한 ‘남겨진 사람들’은 상실과 부재를 견디며 사는 이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럼에도 작가는 잃어버린 무언가를 안고 사람들을 마냥 절망의 순간에 놓아두지 않는다. 부재를 확인하면서도 더 선명한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그린다. 문학의 힘은 그런 것인지 모른다.

<문학과지성사·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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