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들강에서 바라본 다채로운 세계
2022년 09월 19일(월) 21:10 가가
광주 출신 홍관희 시인 ‘사랑 1그램’ 펴내
“남평 드들강은 풍경이 수심보가 깊다.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징검다리로 강을 건너거나 강변길을 따라 걷는 사람 돌아오거나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드들강에서 바라본 각각의 세계는 같지만 같을 수 없다.”
광주 출신 홍관희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사랑 1그램’(걷는 사람)을 펴냈다.
남평 드들강 인근에 사는 시인의 작품은 서정적이며 서경적이다. 매번 바라보는 드들강 풍경도 그날의 심상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가올 것이다. 시는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아도 화자의 심상에 따라 전혀 다른 울림을 전한다.
“사는 동안 건너야 하는 강이 몇 개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5분 거리에 있는 남평역에 닿으려면/ 강을 건너야 한다// 강을 건너고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이/ 남평역만은 아니다//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너에게로 가 닿기 위해서도/ 강을 건너야 한다// 나는 지금 너에게로 가는 중인데/ 너에게 가 닿기 위해/ 이제껏 건너온 강만 해도/ 헤아릴 길이 없다”
위 시 ‘드들강1’은 시인이 바라보는 강에 대한 단상이다. 여기에서 드들강은 단순히 자연적인 물리적인 강만을 함의하지 않는다. 시인에게 강은 오히려 지고한 예술 세계나 범접할 수 없는 어떤 대상에 더 가깝다. 아니면 시인이 추구해온 자신만의 이데아이거나 그 너머의 세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강을 건너고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이 남평역만은 아니다”는 우리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실 우리 앞에는 수많은 강이 드리워져 있다. 강을 건너야만 닿을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그러기에 우리 삶은 고달프지만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조성국 시인은 발문에서 “‘사랑한 만큼 강은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계속 보여줄 것’임을 믿는 형이므로, 나는 그것이 ‘강물 위에 쓴 형의 시’라고 어림짐작한다”고 말한다.
한편 홍관희 시인은1982년 ‘한국시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 ‘홀로 무엇을 하리’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남평 드들강 인근에 사는 시인의 작품은 서정적이며 서경적이다. 매번 바라보는 드들강 풍경도 그날의 심상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가올 것이다. 시는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아도 화자의 심상에 따라 전혀 다른 울림을 전한다.
“사는 동안 건너야 하는 강이 몇 개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5분 거리에 있는 남평역에 닿으려면/ 강을 건너야 한다// 강을 건너고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이/ 남평역만은 아니다//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너에게로 가 닿기 위해서도/ 강을 건너야 한다// 나는 지금 너에게로 가는 중인데/ 너에게 가 닿기 위해/ 이제껏 건너온 강만 해도/ 헤아릴 길이 없다”
조성국 시인은 발문에서 “‘사랑한 만큼 강은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계속 보여줄 것’임을 믿는 형이므로, 나는 그것이 ‘강물 위에 쓴 형의 시’라고 어림짐작한다”고 말한다.
한편 홍관희 시인은1982년 ‘한국시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 ‘홀로 무엇을 하리’를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