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친구들 - 이소영 지음
2021년 12월 11일(토) 11:00 가가
독일 뉘른베르크 출신의 화가 알브레이트 뒤러(1471~1528)는 생애의 주요 순간 마다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 그의 나이 28살에 그린 ‘자화상’은 당시 미술계에 큰 화제를 모았다. 한올의 흐트러짐도 없이 단정하게 꾸민 머리 모양과 고급 모피를 두른 모습은 이전의 다른 화가들의 자화상과는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금세공사의 아들이었던 뒤러가 중세 미술의 거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법률가 집안 출신의 동네절친 빌리발트 피르크하이머의 도움이 컸다.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피르크하이머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뒤러에게 고전에 대한 지식을 전달했고 종교와 인문학에 통달했던 그와의 대화를 통해 목판화 연작 ‘묵시록’ 등이 탄생됐다.
서점 ‘마그앤그래’의 운영자이자 미술저술가인 이소영이 펴낸 ‘화가의 친구들’은 세기의 걸작을 남긴 화가들의 은밀하고 매혹적인 만남을 담은 책이다. 1부 ‘어쩌면 서로 닮았을 별난 만남들’, 2부 ‘예술가의 우정은 식지 않는다’, 3부 ‘기묘한 인연은 어떻게 명화를 꽃피웠나’ 등 3부로 구성된 책에는 레오나르드 다빈치, 고흐, 피사로, 피카소, 드가, 프리다 칼로, 앤디 워홀 등 거장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진다.
클림트의 ‘의학’, ‘키스’ 등의 기묘한 문양은 한 의대 교수와의 인연을 통해 현미경으로 봤던 세포들의 모습에 매혹된 결과물이다. 미술과 과학, 화가와 의대 교수라는 이질적인 조합이 시대를 앞서가는 명작을 탄생시킨 운명적 만남이 됐다. 아무리 뛰어난 화가라도 무언가를 혼자서 해내는 일은 없으며, 화가에게 도움을 주었던 주변 인물들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크로스·1만7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서점 ‘마그앤그래’의 운영자이자 미술저술가인 이소영이 펴낸 ‘화가의 친구들’은 세기의 걸작을 남긴 화가들의 은밀하고 매혹적인 만남을 담은 책이다. 1부 ‘어쩌면 서로 닮았을 별난 만남들’, 2부 ‘예술가의 우정은 식지 않는다’, 3부 ‘기묘한 인연은 어떻게 명화를 꽃피웠나’ 등 3부로 구성된 책에는 레오나르드 다빈치, 고흐, 피사로, 피카소, 드가, 프리다 칼로, 앤디 워홀 등 거장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