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1·2 - 박소영 지음
2021년 12월 10일(금) 21:00
영혼까지 얼어붙을 것 같은 영하 41도의 혹한기. 미래 사회 어느 날 극한의 추위에 노출된 바깥세상과 특권층이 사는 따뜻한 구역 ‘스노볼’로 양분된 세계가 존재한다. 16세인 ‘전초밤’은 바깥세상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인력 발전소 노동자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그는 텔레비전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채널 60번 리얼리티 드라마의 주역 ‘고해리’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해리는 전초밤과 동갑내기인 스노볼의 ‘액터’다. 액터는 스노볼 안에서 거주하는 이들로, 이들은 따뜻한 환경을 제공받는 대신 카메라에 노출되는 상황을 감내해야 한다.

2016년 대한민국 창작소설 공모전에서 창작스토리상을 수상한 박소영 작가의 ‘스노볼’은 미국 등 3개국에 번역 수출될 만큼 탄탄한 스토리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창비×카카오페이지 제1회 영어덜트 소설상 대상 수상작이며 CJ ENM 전격 영상화 된다.

작품은 냉혹한 스노볼 세계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생존 게임을 다룬다. 상상력과 몰입감을 높이는 서사는 특유의 SF 소설의 재미를 선사한다.

전초밤은 어느 날 스노볼의 비밀의 공간을 발견한다. 일명 ‘거울방’. 여기에는 스노볼의 체계를 지휘하는 이본 미디어 그룹,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든 세계에 거대한 비밀과 음모가 깃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의 꿈만을 위해 왔던 전초밤은 비로소 잠시 걸음을 멈추고 거울을 들여다 본다. 그는 자신에게 묻는다. ‘나를 움직이게 한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전민희 소설가는 “읽다 보면 어느새 손을 맞잡고 함께 달리고 있다. 결백한 사람만이 시스템을 바꾸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창비·각 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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