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창업· 원자재값 인상·가격인상 부담… 저가 커피전문점 ‘삼중고’
2021년 12월 06일(월) 21:00
올 11월까지 광주에만 351개 창업…25% 테이크아웃 전문 소형매장
최근 창업 후 3년 내 폐업한 카페 103곳…1년도 못 버틴 가게도 71곳
커피 수확량 급감·물류비용 오르며 원두 값 전년비 2배 이상 올라

/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올해 광주에서 하루 1개 이상의 카페가 새롭게 문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개업한 카페 10곳 중 2~3곳은 33㎡(10평) 이하 소형 점포로, 코로나 사태에 따라 포장과 배달문화가 확산하면서 저가의 커피 매장 창업이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가 커피전문점이 최근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원두와 우유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익성 악화로 인한 폐업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된다.

6일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광주지역에 새롭게 문을 연 커피전문점은 351개로 파악됐다. 광주에서만 하루에 1개의 카페가 새로 생긴 셈이다.

또 지난해 324개의 커피전문점이 새로 문을 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미 작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코로나19가 촉발하기 전인 2019년(361개)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올해 카페 창업 분위기는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소형 카페 매장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올해 창업한 카페 중 면적이 10평 이하인 소규모 점포는 86개로 전체의 24.5% 수준이었다. 작년 24.1%(78개)과 2019년 21.9%(79개)과 비교해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테이크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소형 카페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몰고온 포장·배달문화가 확산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매장 규모가 크지 않아 임대료와 인테리어비용 등 상대적으로 창업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도 소형 카페 창업 열풍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형 카페 상당수가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2000원 안팎의 저가 커피전문점인 탓에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주요 상권마다 카페 매장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매출감소 등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19년부터 올해 11월까지 3년 새 창업한 뒤 폐업한 커피전문점은 103개에 달한다. 이는 전체의 16.8% 수준으로, 커피전문점 10곳 중 1~2곳은 3년도 버티지 못한 채 문을 닫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가게 역시 같은 기간 6.9%(71개) 수준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최근 커피 원두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 당장 우유가격도 오르면서 저가 커피전문점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상기후로 인해 커피 수확량이 급감하고, 물류비용마저 오르면서 올 들어 원두 값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또 원유가격연동제로 원유(原乳) 가격이 인상되면서 우유업계가 5~6% 상당 제품의 가격을 올린 것도 카페 업계에는 치명적인 요소다.

박진석 컨설팅그룹 이지스엔터프라이즈 이사는 “저가의 커피를 파는 매장이 당장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할 경우 손님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며 “워낙 단가가 낮은 탓에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등 선택의 기로에 선 이들의 고충은 깊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저가의 소규모 카페가 이미 포화상태인 레드오션 업종으로 경쟁이 치열해 카페 창업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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