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이지영 지음
2021년 12월 03일(금) 10:19 가가
클래식 아티스트들 인고의 시간을 들여다보다
광주시립교향악단의 ‘GSO 오티움 콘서트’ 해설자인 이지영 ‘클럽발코니’ 편집장을 공연에서 본 적이 있다. 코로나 19로 완전히 닫혔던 공연장 문이 다시 열린 날의 연주 무대였다. 관람객도 연주자도 모두 울컥했던 그날, 그는 관람객들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짧지만 핵심을 알려주는 연주 곡목 소개와 연주자들과의 담백한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책 출간, 그것도 ‘인터뷰집’ 발간 소식을 접했을 때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20년간 클래식 연주회 기획과 해설·글쓰기 등을 해온 전문가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아티스트들과의 대화가 만들어낼 이야기에 기대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는 그런 기대에 정확히 부응하는 책이다. 한 두 시간 인터뷰하고 써낸 글이 아닌, 수십년의 세월이 녹아있는 인터뷰는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아티스트들의 깊은 속내까지 만날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다.
1부는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이야기가, 2부는 클래식과 인연을 맺고 있는 다른 분야의 아티스트 이야기가 담겼다. 책에 담긴 14명의 인터뷰는 모두 ‘공들인 시간, 기다림, 오래 묵혀 만들어내는 것들의 좋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개된 아티스트들의 면면은 ‘오늘의 한국 클래식’의 최전선이다. 백건우·정경화·조수미 등 이미 일가를 이룬 중견 아티스트부터 조성진·손열음·임동혁 등 한참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20~30대 연주자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겼다.
수십년의 세월을 ‘한결같음’으로 달려온 중견 연주자들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스승’이었고 대화를 하며 그는 그들의 진심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무엇이 남과 다른 음악을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대답은 간단합니다. 내 귀에 만족스러울 때까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낼 때까지 연습했어요.”라고 답한다. 연주활동 뿐 아니라 유니세프 활동 등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살면서 닮고 싶었던 분들은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며 살았고, 동시에 철저하게 남을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이었다” 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더 마음을 울리는 지 모른다.
이 책의 출발은 ‘올드보이’ 등에서 남다른 음악적 감성을 보여준 박찬욱 감독의 취향이 궁금해 시작한 인터뷰였다. 그와의 인터뷰는 역시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고 발레와 클래식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에 발레리나 강수진과 나눈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그밖에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 톤 마이스터 최진, 조선일보 클래식 전문기자 김성현, 안무가 안성수, 사진작가 윤광준 등이 생각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만날 수 있다.
<글항아리·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음악, 당신에게 무엇입니까’는 그런 기대에 정확히 부응하는 책이다. 한 두 시간 인터뷰하고 써낸 글이 아닌, 수십년의 세월이 녹아있는 인터뷰는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아티스트들의 깊은 속내까지 만날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다.
수십년의 세월을 ‘한결같음’으로 달려온 중견 연주자들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스승’이었고 대화를 하며 그는 그들의 진심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무엇이 남과 다른 음악을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대답은 간단합니다. 내 귀에 만족스러울 때까지,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낼 때까지 연습했어요.”라고 답한다. 연주활동 뿐 아니라 유니세프 활동 등 사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살면서 닮고 싶었던 분들은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며 살았고, 동시에 철저하게 남을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들이었다” 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더 마음을 울리는 지 모른다.
이 책의 출발은 ‘올드보이’ 등에서 남다른 음악적 감성을 보여준 박찬욱 감독의 취향이 궁금해 시작한 인터뷰였다. 그와의 인터뷰는 역시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고 발레와 클래식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에 발레리나 강수진과 나눈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그밖에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 톤 마이스터 최진, 조선일보 클래식 전문기자 김성현, 안무가 안성수, 사진작가 윤광준 등이 생각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만날 수 있다.
<글항아리·1만8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