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모험 이희재 지음
2021년 11월 12일(금) 09:00 가가
번역은 두 언어를 횡단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훌륭한 번역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원문에 얽매이지 않아야 비로소 원문이 살아난다고 한다.
30여 년 동안 번역 현장에 몸담으며 한국어의 개성을 살리는 독창적인 번역론을 모색해 온 이희재의 ‘번역의 모험’은 저자의 숙련과 통찰이 담긴 책이다. ‘번역의 바이블’이라 불리며 언어를 다루는 직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필독서로 꼽는 책 ‘번역의 탄생’ 이후 12년만에 출간된 후속작이다.
저자는 영국 런던대학 SOAS(아시아아프리카대학)에서 영한 번역을 가르쳤으며 지금까지 ‘마음의 진보’, ‘혁명극장’, ‘몰입의 즐거움’, ‘소유의 종말’, ‘문명의 충돌’ 등을 펴냈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문턱이 낮은 한국어’로 옮기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무엇보다 입말을 그대로 옮긴 글로 마음을 사로잡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말하듯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초에 있었던 것은 말이지 글이 아니라는 의미다. 말하듯이 쓰면 문장이 저절로 간결해지는 건 그 때문이다.
또한 원문을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번역자가 사소한 대목까지 옮겨놓으면 독자들이 고통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번역가는 단순히 말을 저 말로 옮기는 좁은 의미의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현실을 말로 제대로 담아내는 넓은 의미의 번역가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강조한다. “문턱이 낮은 글 덕분에 독자는 자원을 그만큼 덜 수 있지만 역자는 자원을 더 들여야 문턱이 낮은 글을 지어낼 수 있다.”
<교양인·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30여 년 동안 번역 현장에 몸담으며 한국어의 개성을 살리는 독창적인 번역론을 모색해 온 이희재의 ‘번역의 모험’은 저자의 숙련과 통찰이 담긴 책이다. ‘번역의 바이블’이라 불리며 언어를 다루는 직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필독서로 꼽는 책 ‘번역의 탄생’ 이후 12년만에 출간된 후속작이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문턱이 낮은 한국어’로 옮기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무엇보다 입말을 그대로 옮긴 글로 마음을 사로잡았던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말하듯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태초에 있었던 것은 말이지 글이 아니라는 의미다. 말하듯이 쓰면 문장이 저절로 간결해지는 건 그 때문이다.
<교양인·1만6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