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돌아왔다 이시영 지음
2021년 11월 06일(토) 11:00 가가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지훈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견고하게 일궈온 이시영 시인.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되고 같은 해 ‘월간문학’ 신인작품공모에 시를 발표한 이래 50년 이상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다.
이 시인이 신간으로는 4년 만에, 문학과지성 시인선에 시집을 보탠 지 27년 만에 시집을 발간했다. ‘나비가 돌아왔다’는 단상을 스케치하는 짧은 작품이 많이 수록돼 있지만 시에는 통렬한 세계 인식과 매서운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시집 제목 ‘나비가 돌아왔다’는 문명의 세계에서 순수함을 찾고자 하는 희원을 나비의 날개로 치환한 것이다.
작품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은 ‘박꽃’. 그리운 시절과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시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소중한 그 무엇을 환기한다.
“나는 박꽃이 있는 여름 시골집이 좋았다/ 박꽃은 넝쿨을 타고 올라가 초가지붕 위에 커다란 박들을 굴렸다/ 가을이 오면 저것들은 푹푹 삶아진 뒤 속이 텅 빈 바가지가 되어/ 겨우내 정지간 시렁 위에서 덩그렁덩그렁 울릴 것이다”
고향 풍경과 당시를 회상하는 화자의 심상에선 그리움이 곡진하게 묻어난다. 시골을 고향으로 둔 이들에게는 한번쯤 떠올려봄직한 풍경들이다.
한편 김주연 문학평론가는 “병들고 아픈 역사적 내상과 시인 자신의 상처를 말없이 함께 포개어가면서 반세기 넘도록 조용히 시업에 매진해온 이시영 시인의 원숙은 우리 민족서정시의 전통 위에서 이룩된 의미 있는 성취임이 분명하다”고 평한다.
<문학과지성사·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작품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은 ‘박꽃’. 그리운 시절과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시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소중한 그 무엇을 환기한다.
한편 김주연 문학평론가는 “병들고 아픈 역사적 내상과 시인 자신의 상처를 말없이 함께 포개어가면서 반세기 넘도록 조용히 시업에 매진해온 이시영 시인의 원숙은 우리 민족서정시의 전통 위에서 이룩된 의미 있는 성취임이 분명하다”고 평한다.
<문학과지성사·9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