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가 풀어낸 542개의 ‘알쓸신잡’
2021년 11월 05일(금) 12:00 가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펴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542 항목의 다양한 지식을 담고 있다. ‘개미를 제거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인 박하를 이용해 퇴치하는 법 등이 수록돼 있다.
지난 1991년 소설 ‘개미’를 선보이며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가 있다.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후 영계 탐사단을 조재로 한 ‘타나토노트’,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본 ‘고양이’,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단편집 ‘나무’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작가다. 그러나 그가 백과사전을 펴낸 교양 작가라는 사실을 아는 독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베르베르가 지난 1996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으로 펴낸 책이 바로 그것. 그의 소설에도 자주 언급될 뿐 아니라, 독자들에게 ‘상절지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을 받았던 책이다.
책은 지난 2011년 내용을 보완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번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다시 한 번 베르베르의 작가적 면모와 상상력, 교양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백과사전을 구성하는 일은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연상”하게 한다고 말한다. 꽃을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골라서 자르고 다듬어 어울리게 섞는” 플로리스트와 같다는 의미다.
책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지식과 일화, 잠언, 단상 등 총 542항목을 담고 있다. 저자가 지어낸 게 아닌 보고 듣거나 읽으며 신기하게 느낀 것들로 구성됐다. 전통적인 지식 습득 경로, 일테면 학교 공부나 신문, TV 밖에서 누구에게 들었던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들은 ‘깜짝 놀랄’ 이야기가 일종의 ‘병행 지식’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기발한 농담이나 마술을 외워 두었다 나중에 써먹듯이 이 이야기들도 제대로 수집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지금이 책의 토대가 된 것이다.
책을 구성하는 큰 카테고리는 사뭇 특이하다. ‘죽음’, ‘땅울림’, ‘초소형 인간’, ‘신들의 신비’, ‘신들의 숨결’ 등이다. 각각의 카테고리 아래에는 수십 개의 작은 항목이 소주제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큰 카테고리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기술돼 있다.
예를 들면 ‘죽음’이라는 챕터에는 모두 28개의 소주제들이 나열돼 있다. 첫 번째의 소주제 ‘첫 문장과 끝 문장’에는 이런 내용들이 나온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성경), “강둑에 언니와 나란히 앉아 있던 앨리스는 아무 할 일이 없다는 게 슬슬 지겨워졌다”(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그것이다.
책은 과학, 역사, 문화, 신화, 연금술, 처세와 게임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박학다식한 베르베르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데, 독자들은 그의 상상력에 무릎을 치거나 불현듯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북아메리카 원주민이나 아프리카, 폴리네시아 부족들의 풍습과 오래된 지혜를 소개하는 대목도 있다. 생소한 분야를 접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적지 않다. 흔히 말하는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 또는 ‘지대넓얇’(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같은 효과를 발한다.
아울러 책에는 모두 300컷 이상의 고풍스러운 삽화가 수록돼 있어 이해를 돕는다. 단순한 이해를 넘어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를 유인한다는 점에서 삽화는 본래의 기능을 넘는다.
<열린책들·1만7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책은 지난 2011년 내용을 보완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번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다시 한 번 베르베르의 작가적 면모와 상상력, 교양을 엿볼 수 있다.
책을 구성하는 큰 카테고리는 사뭇 특이하다. ‘죽음’, ‘땅울림’, ‘초소형 인간’, ‘신들의 신비’, ‘신들의 숨결’ 등이다. 각각의 카테고리 아래에는 수십 개의 작은 항목이 소주제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큰 카테고리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기술돼 있다.
예를 들면 ‘죽음’이라는 챕터에는 모두 28개의 소주제들이 나열돼 있다. 첫 번째의 소주제 ‘첫 문장과 끝 문장’에는 이런 내용들이 나온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느니라”(성경), “강둑에 언니와 나란히 앉아 있던 앨리스는 아무 할 일이 없다는 게 슬슬 지겨워졌다”(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그것이다.
책은 과학, 역사, 문화, 신화, 연금술, 처세와 게임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박학다식한 베르베르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데, 독자들은 그의 상상력에 무릎을 치거나 불현듯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북아메리카 원주민이나 아프리카, 폴리네시아 부족들의 풍습과 오래된 지혜를 소개하는 대목도 있다. 생소한 분야를 접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적지 않다. 흔히 말하는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 또는 ‘지대넓얇’(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같은 효과를 발한다.
아울러 책에는 모두 300컷 이상의 고풍스러운 삽화가 수록돼 있어 이해를 돕는다. 단순한 이해를 넘어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를 유인한다는 점에서 삽화는 본래의 기능을 넘는다.
<열린책들·1만7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