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 도마 동메달 … 한국 첫 ‘부녀 올림픽 메달’
2021년 08월 01일(일) 19:50
여홍철 애틀랜타 대회 은메달 이어
올림픽 여자체조 사상 첫 메달 수확

여서정이 1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연기를 끝낸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도마 공주’ 여서정(19·수원시청)이 한국 스포츠 사상 첫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작성했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 올림픽 여자 체조 사상 처음 기록된 메달이다. 또한 지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5년 만에 대를 이은 역사적인 메달이기도 하다.

여서정의 아버지는 광주 출신의 여홍철(50) 경희대 교수다. 그는 애틀랜타 대회에서 착지 실수로 아쉽게 금메달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은메달을 만든 ‘도마황제’다.

25년이 지나 딸이 올림픽 도마 결승 무대에 섰다. 여서정은 예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800점을 기록하며 전체 5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난도 6.2의 연기를 선택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고난도 기술을 뛰었던 아빠의 뒤를 이어 만든 기술 ‘여서정’이 여서정의 승부수였다.

‘여서정’은 아버지가 만들었던 ‘여2(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900도 회전 기술)’보다 반 바퀴를 덜 도는 난도 높은 720도 회전 기술이다.

수행점수 9.133점을 보탠 여서정은 안정적인 착지로 15.333의 가장 높은 점수를 만들었다.

2차 시기에서도 아빠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나왔다. 하필 착지에서 실수가 나왔다. 애틀랜타 올림픽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여홍철은 당시 2차 시기에서 결정적인 착지 실수를 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난도 5.400을 연기한 여서정은 세 걸음이나 뒤로 무르면서 14.133에 만족해야 했다.

1, 2차 시기 평균 14.733으로 연기를 끝낸 여서정은 가슴 졸이며 남은 3명의 연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8명의 연기가 모두 끝난 뒤에도 그대로 여서정의 이름이 3위를 지키면서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 가 탄생했다.

이날 KBS 해설위원으로 딸의 연기를 지켜봤던 여홍철 교수는 마지막 선수의 최종 점수가 나오는 순간 뜨거운 함성을 지르며 ‘아빠’의 마음을 보여줬다.

한편 한국 체조는 1988년 박종훈의 도마 동메달을 시작으로 2016년 리우대회까지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 등 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여서정은 이날 여자 선수 최초이자 10번째 메달을 기록했다. 한국 체조의 유일한 금메달은 광주 출신의 양학선(29·수원시청)이 2012년 런던대회 도마에서 만들었다.

한편,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 안산을 비롯한 양궁 대표팀이 이날 귀국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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