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 5·18 추모열기 고조
2021년 05월 17일(월) 00:20
국립묘지 묘비엔 연두색 스카프
정부기념식 행사장 꾸미기 한창
스탬프 투어·온라인 추모 잇따라
오늘 저녁 금남로 등서 전야제

제4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묘비들 마다 연두색 스카프가 둘러져 있어 눈길을 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41주년을 맞은 ‘국립5·18민주묘지’가 새 희망을 상징하는 ‘연두색’으로 물들었다.

5·18민주화운동 유족회가 41주년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연두색의 스카프를 모든 묘비에 두른 것이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카프는 41주년을 맞아 미래세대에게 오월 정신을 전달하자는 뜻과 유족들 스스로 행방불명자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치지 말자는 다짐의 의미를 담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이 다가오면서 추모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립묘지는 16일 빗방울이 내리고 있음에도 정부기념식을 앞두고 행사장 꾸미기가 한창이었다.

16일 오전 국립묘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참배객 수가 줄어들고, 방문객들도 서로 거리두기를 하는 탓에 예년에 비해 한가한 모습이었으나 추모 열기만은 여전했다.

민주묘지 정문을 통과하기 전부터 민주로 양옆의 가로수에 줄지어 내걸린 사회 각계단체의 추모 현수막과 정문부터 300m에 이르는 ‘민주의 문’까지는 시민들이 직접 작성한 추모의 글귀가 적힌 수천 개의 노란색, 흰색, 분홍색 리본이 참배객들을 인도했다. 방문객들은 추모리본에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 등의 글귀를 적었다.

국립묘지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참배객이 줄었지만 5월 들어 묘지를 찾는 참배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날 국립묘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 발병 전 1월 2만 2438명이었던 참배객이 2월부터 코로나 확산으로 방문객은 7758명으로 줄고 3월 3570명, 4월 4557명으로 감소했다가 5월에는 14만 3631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참배객들은 1월 2741명→2월 3876명→3월 4838명→4월 7946명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2만 1765명의 참배객 다녀 갔다.

5월이후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5월 영령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직접 참배를 하지 못하면서 온라인 상의 추모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41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홈페이지의 온라인 5·18추모관과 5·18기념재단홈페이지 사이버참배 코너란에도 추모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1980년 오월을 기억하고 배울 수 있는 ‘5·18 스탬프 투어’의 열기도 뜨거웠다. 5·18민주광장, 전일빌딩245, 5·18민주화운동기록관, 5·18자유공원, 5·18구묘지, 국립5·18민주묘지 등 6곳에서 진행되는 스탬프 투어에서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에도 서울에서 온 김준식(45)씨는 초등학생 3학년·5학년인 두 아들과 국립5·18민주묘지의 민주의 문에 있는 방문 스탬프를 찍었다.

김씨는 “대학생때 우연히 방문하게된 5·18묘지에서 느꼈던 막막함과 미안함 그리고 자랑스러운 기분을 두 아이에게도 전달해주고 싶어 주말을 맞아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면서 “5·18에 대해 잘은 알지 못하지만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5·18교육 자료 등을 보고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고 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5·18민주화운동 유족회의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다.

더불어 행사위원회는 금남로와 5·18 민주광장을 추모 공간으로 선포하고, 지난해 치루지 못한 전야제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오후 7시 30분 오월풍물굿을 시작으로 8시부터 본격적인 무대공연이 펼쳐진다. 연대의 장, 항쟁의 장, 계승의 장 총 3부로 구성 합창,연극,미디어아트,노래패,랩,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공연형태로 미얀마 민중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과 무명열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 5월의 희망메시지 등을 전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전야제에서는 프랑스 뮤지컬 공연단이 직접 공연하는 ‘레미제라블’ 공연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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