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시대 보성 정해룡 비운의 삶 추적
2021년 05월 06일(목) 05:30 가가
김민환 고려대 명예교수 장편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난다’ 펴내
언론학자인 김민환<사진> 고려대 미디어학부 명예교수가 장편 소설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난다’(문예중앙)를 펴냈다. 소설은 실존 인물인 봉강 정해룡(1913~1969)의 생애와 아울러 그와 연결된 보성 일대 유지들, 군민들의 궤적도 추적한다. 한마디로 해방정국과 더불어 20세기 후반을 살았던 이들의 삶은 지난한 현대사의 난맥을 그렸다.
작품 창작은 작가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와 나눈 이야기가 계기가 됐다. 집을 찾아온 친구는 대뜸 족보를 보자고 했다.
“그가 택호로만 알고 있던 그의 5대 조모 ‘원등 할머니’가 우리 집안에서 출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그를 통해 그의 집안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화려하고도 기구했다. 그의 가족사 한 토막을 소설로 낸다.”
봉강 정해룡은 일제강점기 보성의 천석지기 가문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에서 공부하고 서양 학문도 접했지만, 독립운동과 민족계몽운동에 헌신한다. 그러나 해방공간에서 남북 화해와 민족 통일을 추구하는 여운형을 지지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동생의 월북과 아내의 병마, 정치 참여의 실패 등 끝없는 악재기 이어진다. 결국 민족을 하나로 결집하려했던 정해룡의 높은 이상은 물거품이 된다.
이렇듯 소설은 봉강이라는 인물을 통해 격동의 근현대사와 인간 존재의 보편성을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냉철한 시각으로 형상화했다. 저자가 상정하는 ‘큰 새’는 오늘의 시대에도 유효한 통합과 관용의 인물일 수도 있겠다.
시인인 최동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은 추천사에서 “주인공 봉강 정해룡은 한반도의 분단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린 시대에 자신의 정치적 영달을 꾀하지 않고 통일국가를 지향하는 제3의 길을 택했으나 이로 인해 견디기 힘든 고난과 시련을 겪고 마침내는 좌절하고 만다. 그의 비극은 그만의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비극의 원천이 거기서 유래했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한편 저자는 지금까지 고구려의 승려이자 화가인 담징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담징’과 어느 한 지식인의 청춘 회고록인 ‘눈 속에 핀 꽃’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그가 택호로만 알고 있던 그의 5대 조모 ‘원등 할머니’가 우리 집안에서 출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그를 통해 그의 집안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화려하고도 기구했다. 그의 가족사 한 토막을 소설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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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저자는 지금까지 고구려의 승려이자 화가인 담징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담징’과 어느 한 지식인의 청춘 회고록인 ‘눈 속에 핀 꽃’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