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C 제작 구례 화엄사 ‘목조 비로자나삼신불 좌상’ 국보된다
2021년 04월 29일(목) 02:00
현존 불교조각 중 삼신불 유일…높이 3m 법신·보신·화신 석가불
‘임란 소실’ 화엄사 재건 때 제작…문화재청 “예술·조형적 가치”

국보로 지정 예고 된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 <문화재청 제공>

현존하는 우리나라 불교조각 중 삼신불(三身佛)로 구성된 유일한 작품인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사진>이 국보가 된다. 화엄사 대웅전에 봉안된 3구의 좌상은 모두 3m가 넘는 초대형 불상으로, 17세기 불교사상과 미술사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문화재청은 28일 보물 제158호인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삼신불은 법신(法身) 비로자나불(毘盧舍那佛), 보신(報身) 노사나불(盧舍那佛), 화신(化身) 석가불(釋迦佛)을 말한다. 화엄사상에 근원을 둔 도상으로서, 변상도(變相圖)나 사경(寫經) 등에는 종종 보이지만 조각품으로는 화엄사 사례가 유일하다.

이들 불상은 1635년(인조 13년) 당시 유명한 조각승인 청헌과 응원, 인균을 비롯해 이들의 제자들이 제작했다.

최근 발견된 삼신불의 복장유물 등 관련 기록에는 임란 때 소실된 화엄사를 재건(1630~1636) 하면서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삼신불을 제작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불상 제작 시기를 비롯해 과정, 후원자, 참여자들의 다양한 실체가 담겨 있다.

발원문에 따르면 전국 승려집단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팔도도총섭을 역임한 벽암 각성(1575∼1660)의 주관 아래 선조의 여덟 번째 아들 의창군 이광(1589∼1645) 부부와 선조의 사위 동양위 신익성(1588~1644) 부부 등이 시주자로 참여했다. 또한 다수 왕실 인물 외에도 승려 580여명을 포함해 총 1320명이 시주한 것으로 돼 있다.

삼신불좌상은 화려한 연꽃 대좌(臺座· 부처의 앉은 자리)와 팔각형 목조대좌에 다리를 꼰 결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다. 큰 규모와 단순하면서도 굵은 선 처리는 중후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조각승 집단인 청헌파와 응원·인균파가 참여한 만큼 각 유파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근엄한 표정의 비로자나불과 석가모니상은 청헌파가 제작한 것으로 보이며, 부드러운 얼굴에 작은 눈과 두툼한 눈두덩이가 두드러진 노사나불상은 응원과 인균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17세기 제작된 목조불상 중 가장 큰데다 조각으로 유일하게 삼신불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불교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크다”며 “예술·조형적 수준도 조선 후기 불상 가운데 단연 돋보이므로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에 지정 예고한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30일간 예고 기간 동안 각계 의견 수렴 및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