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세복 시인 “시는 제 전부를 향해 나아가는 것”
2021년 04월 28일(수) 21:50 가가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목화밭 목화밭’ 펴내
유년시절 내면의 상처 극복 이야기
시는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
유년시절 내면의 상처 극복 이야기
시는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특히 시를 쓰는 사람에게는 영혼의 상처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 년 전 쯤 저에게는 안 좋은 일들이 몇 가지 겹쳤어요. 그 원인을 찾아가다 보니 제가 유년 시절의 상처를 억누르고 있었음을 알게 됐죠. 결국 작년의 몇 가지 일은 그 버튼이었을 뿐이구요”
배세복 시인은 201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몬드리안의 담요’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2019년 첫 시집 제목이 신춘문예 당선 작품과 같다. 여러 화가의 그림을 소재로 시를 썼고, 그것을 작품집으로 묶었다. 그리고 이후 창작열은 더 불타올랐는데 이전과 다른 게 있다면 시를 쓰고자 하는 열망이 내면으로 향했다는 점이다.
이번에 펴낸 두 번째 시집 ‘목화밭 목화밭’(달아실)은 “내면을 끝까지 들여다보며” 쓴 작품들이다. 그는 천착의 과정 중 내면에 어떤 우울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봤다.
배 시인은 “상처들을 그대로 버려두면 제 안의 ‘웅크린 아이’는 계속해서 웅크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그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상처를 모두 드러내는 시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기자는 대전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는 시인과 전화로 통화를 했다. “작품집을 발간하고 바로 연락을 한다는 게 조금 늦었다”며,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시집 발간과 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신춘문예 등단 후 ‘문학동인 Volume’ 회원들과 함께 활동을 하면서 작품을 발표하고 공유할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제 창작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측면이 있죠. 첫 시집 이후 1년 6개월만에 두 번째 창작집을 펴내게 되었으니까요.”
이번 작품집의 주제는 ‘어두운 내면과 그 상처의 극복’이다. 길상호 시인이 “그가 상처를 이야기할수록 독자는 시에 숨어 있는 온전했던 세계의 상징들을 찾게 된다”는 평처럼, “세상의 아픔을 함께 울어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목화꽃은 이상하기도 하지 멀리서 볼 때만 한없이 아름다운 꽃이었네 두둥실 흘러갈 것만 같은 꽃이었네 아무리 따도 바구니는 채워지지 않고 세상 모든 것이 다 멀리서만 그러하였네”(‘목화밭 목화밭’ 중에서)
표제시 ‘목화밭 목화밭’은 객관적 상관물인 목화꽃에 감정을 이입한 작품이다. 꽃과의 적당한 거리를 통해 화자는 나름의 상처를 다스리고 극복한다. 넘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는 슬픔을 위무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아련한 감성을 선사한다. 이령 시인은 “어쩌면 사람들이 희망하는 꿈은 슬픔을 배경으로 하고 그 슬픔은 꿈을 끌어내는 기폭제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한다.
사십 대가 되어서야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탓에 그는 더욱 창작에 정진한다. 등단 이전에는 시인이 되면 굉장히 달라질 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은 “시에 더 신경이 많이 가고 더 많이 써야만 버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게으른 저를 용서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싫다”는 말에서 시인으로서의 자존감,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태도가 읽혀진다.
교사를 하면서 창작을 하기가 쉽지 않지만 방학기간을 활용한다. 그 기간에는 의무적으로라도 하루 한 편 쓰고 다음 날 퇴고를 한다. 아울러 철학이나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 독서를 통해 자양분을 얻기도 한다.
시를 쓰고자 하는 학생과 일반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길게 보고 가라’고 조언한다. “필요 없이 펜을 놓지 말고 꾸준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늙어서까지도 늙어가는 모습을 시로 담아내는 일”이 시인의 숙명이라는 것이다.
“저에게 시는 ‘아직은 내 전부가 아니지만 전부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앞으로도 부지런히 쓸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시는 제 전부가 되겠지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번에 펴낸 두 번째 시집 ‘목화밭 목화밭’(달아실)은 “내면을 끝까지 들여다보며” 쓴 작품들이다. 그는 천착의 과정 중 내면에 어떤 우울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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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자는 대전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는 시인과 전화로 통화를 했다. “작품집을 발간하고 바로 연락을 한다는 게 조금 늦었다”며,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시집 발간과 창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신춘문예 등단 후 ‘문학동인 Volume’ 회원들과 함께 활동을 하면서 작품을 발표하고 공유할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제 창작활동에 ‘날개를 달아준’ 측면이 있죠. 첫 시집 이후 1년 6개월만에 두 번째 창작집을 펴내게 되었으니까요.”
이번 작품집의 주제는 ‘어두운 내면과 그 상처의 극복’이다. 길상호 시인이 “그가 상처를 이야기할수록 독자는 시에 숨어 있는 온전했던 세계의 상징들을 찾게 된다”는 평처럼, “세상의 아픔을 함께 울어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목화꽃은 이상하기도 하지 멀리서 볼 때만 한없이 아름다운 꽃이었네 두둥실 흘러갈 것만 같은 꽃이었네 아무리 따도 바구니는 채워지지 않고 세상 모든 것이 다 멀리서만 그러하였네”(‘목화밭 목화밭’ 중에서)
표제시 ‘목화밭 목화밭’은 객관적 상관물인 목화꽃에 감정을 이입한 작품이다. 꽃과의 적당한 거리를 통해 화자는 나름의 상처를 다스리고 극복한다. 넘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는 슬픔을 위무하는 방식은 독자에게 아련한 감성을 선사한다. 이령 시인은 “어쩌면 사람들이 희망하는 꿈은 슬픔을 배경으로 하고 그 슬픔은 꿈을 끌어내는 기폭제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한다.
사십 대가 되어서야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탓에 그는 더욱 창작에 정진한다. 등단 이전에는 시인이 되면 굉장히 달라질 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은 “시에 더 신경이 많이 가고 더 많이 써야만 버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게으른 저를 용서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싫다”는 말에서 시인으로서의 자존감,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한 태도가 읽혀진다.
교사를 하면서 창작을 하기가 쉽지 않지만 방학기간을 활용한다. 그 기간에는 의무적으로라도 하루 한 편 쓰고 다음 날 퇴고를 한다. 아울러 철학이나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 독서를 통해 자양분을 얻기도 한다.
시를 쓰고자 하는 학생과 일반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길게 보고 가라’고 조언한다. “필요 없이 펜을 놓지 말고 꾸준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늙어서까지도 늙어가는 모습을 시로 담아내는 일”이 시인의 숙명이라는 것이다.
“저에게 시는 ‘아직은 내 전부가 아니지만 전부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앞으로도 부지런히 쓸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시는 제 전부가 되겠지요.”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