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간 세계 아사다 지로 지음·이선희 옮김
2021년 02월 19일(금) 10:00 가가
올해 65세인 다케와키 마사와즈는 도쿄 단독주택에 머문다. 대기업 계열사 임원까지 지낸 그는 얼마 전 정년퇴직 송년회를 마치고 돌아오다 뇌출혈로 쓰러진다. 의식을 잃은 채 집중치료실에 3일간 누워있던 그는 갑자기 포근하고 따뜻한 행복감에 사로잡혀 눈을 뜬다.
‘철도원’의 작가,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아사다 지로의 장편 ‘겨울이 지나간 세계’는 그렇게 시작한다. 그동안 인간의 상처를 따뜻한 문장으로 그렸던 작가의 야심작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연재돼 독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병원에서 눈을 뜬 다케와키를 찾아온 이는 정체불명의 여인. 자신을 ‘마담 네즈’라고 소개하는 정체불명의 여인은 다케와키 손을 끌고 밖으로 나온다. 다케와키는 밤 풍경을 바라보며 고급스러운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얼마 후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 시즈카와 한여름의 바닷가를 거닐기도 한다.
이상한 일은 계속된다. 다케와키는 같은 처지의 옆 침대 환자 가짱과 같이 목욕탕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포장마차 안에서 정종을 마시는 등 꿈도 망상도 아닌 이세계(異世界)를 경험한다.
아사다 지로와 소설의 주인공 다케와키는 많은 부분이 닮았다. 1951년 태어났으며 고도 경제 성장기에 자랐고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었다. 작가는 이번 소설을 통해 “당신은 참 열심히 살았어요”라고 헌사와 위로를 건넨다. 작가는 주인공을 ‘같은 교실에, 같은 직장에, 같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사람 중에 있었던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 타인에 대한 관대한 시선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부키·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병원에서 눈을 뜬 다케와키를 찾아온 이는 정체불명의 여인. 자신을 ‘마담 네즈’라고 소개하는 정체불명의 여인은 다케와키 손을 끌고 밖으로 나온다. 다케와키는 밤 풍경을 바라보며 고급스러운 저녁을 먹는다. 그리고 얼마 후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 시즈카와 한여름의 바닷가를 거닐기도 한다.
<부키·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