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지 동신대한방병원] 교수 소아 비만
2021년 02월 17일(수) 21:30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소아·청소년들의 체중 증가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한소아청소년과 추계 학회에 발표된 연구 내용을 보면 조사 대상 6~12세 초등학교 소아·청소년 188명의 비만 지표인 체질량 지수가 코로나 이후 18.5㎏/㎡에서 19.3㎏/㎡로, 과체중 아동 비율도 24.5%에서 27.7%로 증가했다. 관찰 기간이 3개월밖에 안 되는 연구였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코로나 팬데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목적은 신체의 과도한 지방 조직을 적절히 감소시켜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유도하며 아울러 비만으로 초래될 수 있는 질병 발생을 예방하고 감소시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체중 감량보다는 비만과 비만 치료가 성장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한 전략이 필요다. 소아 비만은 아이의 건강하고 바른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소아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냉장고와 펜트리(식료품 저장실)에 질서가 필요하다. 냉장고나 펜트리에 아이가 손쉽게 꺼내 먹을 수 있는 간식류를 정리하자. 아이가 뚱뚱해질 수 있는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들어간 식재료나 간식을 치우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견과류, 신선한 과일, 채소 등으로 채운다. 대신 이 안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선택해서 먹도록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완전히 금지해 버리면 아이들은 부모가 보지 않을 때 짧은 시간 내에 과다하게 이런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주 가끔은 아이가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게 좋다.

더불어 아이들이 무료한 시간을 먹는 것으로 때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심심할 때마다 먹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던 아이는 시간이 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마다 뭔가를 먹어야 할 것 같은 생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TV나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도 필수이다. 오랜 시간 앉아 있게 되므로 운동량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 TV·스마트폰·컴퓨터를 하는 시간과 비슷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하게 한 다음, 운동 시간과 비슷한 비율로 기기들을 사용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사와 관련해서는 밥그릇 등의 크기를 작은 것으로 바꾸거나 전용 식판을 만들어 주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릇의 크기를 줄이거나, 본인이 섭취하는 음식의 양을 확인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지방과 설탕 섭취 줄이기는 자녀의 저항이 만만치 않으므로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즐겨 찾는 인스턴트 식품은 단 한 끼의 식사로도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충족시킬 만큼 지방·설탕 함량이 높다. 이런 음식을 자주 먹으면 체중이 늘어나게 되고, 체중이 증가하면 식욕을 조절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 더욱 식욕을 조절하기 힘들어진다.

지방과 설탕이 많이 든 식품을 먹고 살이 찌는 것은 단순히 음식에 대한 자제력 결핍일 뿐 아니라 생물학적인 현상과도 관련이 깊다. 갑작스럽게 아이의 입맛을 바꾸려고 하면 아이의 저항감이 클 수 있으므로 지방·설탕의 함량을 서서히 줄여가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서는 온 가족이 함께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아이의 방과 후 활동이나 친구들과의 농구·축구 등 각종 체육 활동이 확연히 줄어든 요즘, 아이 혼자 하기보다는 가족 모두가 동참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범위 내에서 자녀와 할 수 있는 야외 활동을 찾아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것이 좋다.

과체중 상태라면 체중이 부하되는 유산소 운동인 빨리 걷기, 계단 오르기, 수영, 줄넘기, 에어로빅 댄스, 배드민턴 등이 좋다. 또 비만 상태라면 체중이 거의 부하되지 않는 보통 속도로 걷기, 수영 및 수중 운동,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댄스 등을, 고도 비만 상태일 때는 체중이 전혀 부하되지 않는 느리게 걷기, 누워서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 수영 및 수중 운동 등의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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