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집 마련해줘 고마워. 냐~ 옹”
2021년 01월 15일(금) 11:00 가가
<25> 길고양이들의 겨울나기
고양이들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 급여
물그릇 볕 잘 드는 곳에 놓고 얼지 않게해야
상자 등 이용 눈비바람 막는 은신처 만들기
밥 줄때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시간대 이용
자동차 타기 전에는 엔진 뚜껑 ‘똑! 똑!’
고양이들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 급여
물그릇 볕 잘 드는 곳에 놓고 얼지 않게해야
상자 등 이용 눈비바람 막는 은신처 만들기
밥 줄때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시간대 이용
자동차 타기 전에는 엔진 뚜껑 ‘똑! 똑!’
#북극 한파와 폭설로 외출도 자제한 채 잔뜩 움츠려있던 1월초 주말.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는 길에 아파트 주차장을 떠도는 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띈다. 먹을 것을 찾으러 나선건지 온기를 찾아 떠도는 건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딱히 해줄 것 없이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있는 한 빌딩에는 길고양이 한마리가 터를 잡아 지내고 있다. 빌딩에 입주한 회사 직원들이 간간이 주는 사료와 물을 마시고 지내는데 겨울이 시작되면서 고양이가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집도 생겼다. 길고양이들에 대한 학대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는 와중에 이들을 향한 따뜻한 손길이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에는 주민들이 키우는 길고양이가 있다. 아이들은 세가지 색의 털을 가졌다고 해서 이 고양이를 ‘삼식이’라고 부른다. 누군가 가져다놓은 종이박스에서 지냈는데 최근에는 보온이 더 잘되는 기성품 ‘겨울집’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겨울집 위에는 초등학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삼식이를 더욱 아껴주세요’라는 안내문도 붙어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입주민이 있을 법도 하지만 다행히 고양이집을 철거하는 사람은 없다.
[SNS에 공유된 길고양이들의 겨울집]
겨울철이 되면 유독 마음 쓰이는 곳이 있다. 사람들을 피해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길고양이나 주인에게 버림받고 떠도는 유기견들이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을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종종 신경이 쓰인다.
집이 없이 떠도는 길고양이들에게는 ‘캣맘’들이 유일한 보호자다. ‘캣맘’은 주인 없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먹이거나 보호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여성은 ‘캣맘’ 남성은 ‘캣대디’라고 부른다.
동물 자체를 싫어하거나 밤마다 울음소리 때문에 싫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캣맘들의 활동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간혹 다툼이 발생하기도 하고 캣맘을 향한 물리적인 가해 사례도 생긴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동물을 싫어하거나 길고양이들의 존재 자체를 불쾌해하는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 있겠지만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동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동물보호단체 조언과 SNS에 올라온 다양한 사례를 모아 실천 방법들을 안내한다.
고양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물 급여다. 길고양이들에게 물 부족은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사료보다도 고양이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데 신경을 더 써줘야 한다.
SNS에는 사기그릇 대신 플라스틱 용기로 바꾼다거나 그릇에 포장 에어캡을 덧대주거나 용기와 용기 사이에 핫팩을 넣고 비닐 하나를 덧씌워 미지근한 물을 넣어주는 등 물이 얼지 않게 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공유돼 있다. 물그릇의 위치를 볕이 잘 들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 놓아두는 것도 좋다.
눈과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은신처도 필요하다. 종이박스나 스티로폴 상자를 이용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동물단체나 지자체들이 ‘겨울집’을 배포하거나 설치하기도 하며 일반인들이 길고양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겨울집을 판매하기도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겨울집 만들기’를 검색하면 5분만에 쉽게 만들 수 있는 영상들도 공유돼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 엔진 열기에 몸을 의지하다가 간혹 사고를 당하는 고양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작은 실천방법도 있다. 자동차 타기 전 엔진부 뚜껑 쪽을 여러번 노크하거나 출발 전 차 아래 확인하기, 주차장을 나올 때는 평소보다 서행하기 등이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캣대디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룰이 있다. 고양이들을 위한 행동이 오히려 안전에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료나 물을 줄 때 지켜야 할 사항들이다.
첫째, 밥을 줄 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시간대를 이용하고 밥자리 역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마련한다. 불만이나 민원이 발생할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료와 물을 주는 시간을 일정하게 해서 고양이들이 은신처에서 나와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도록 하도록 한다.
둘째, 밥자리 주변은 청결하게 유지한다. 음식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일회용 용기나 캔에 주는 경우 먹고 나면 반드시 치워서 냄새를 맡고 다른 고양이들이 몰려오면서 발생하는 민원을 막아야 한다. 밥자리는 몇 군데로 나누어 고양이들을 분산시킨다. 한 곳에 집중적으로 놓아두면 고양이들이 몰려와 싸움이 나기 때문이다.
셋째, 밥을 주더라도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캣맘과 친해진 고양이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도 없어지기 때문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간다. 길고양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대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고양이들에게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줘야 한다.
길고양이들을 위한 민간단체인 광주시 캣맘협의회 최정순 대표는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은 유독 힘든 계절이다”며 “특히 온통 시멘트로 덮여있는 도시는 온기를 나눌만한 곳이 없어 저체온증이나 저혈당, 동사 소식이 많이 들려와 안타깝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이웃들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챙겨주는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인 TNR(포획-중성화 수술-제자리 방사) 등 공존과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광주시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에는 주민들이 키우는 길고양이가 있다. 아이들은 세가지 색의 털을 가졌다고 해서 이 고양이를 ‘삼식이’라고 부른다. 누군가 가져다놓은 종이박스에서 지냈는데 최근에는 보온이 더 잘되는 기성품 ‘겨울집’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겨울집 위에는 초등학생이 쓴 것으로 보이는 ‘삼식이를 더욱 아껴주세요’라는 안내문도 붙어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입주민이 있을 법도 하지만 다행히 고양이집을 철거하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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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공유된 길고양이 겨울집 1 |
집이 없이 떠도는 길고양이들에게는 ‘캣맘’들이 유일한 보호자다. ‘캣맘’은 주인 없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먹이거나 보호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여성은 ‘캣맘’ 남성은 ‘캣대디’라고 부른다.
동물 자체를 싫어하거나 밤마다 울음소리 때문에 싫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캣맘들의 활동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간혹 다툼이 발생하기도 하고 캣맘을 향한 물리적인 가해 사례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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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공유된 길고양이 겨울집 2 |
고양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물 급여다. 길고양이들에게 물 부족은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사료보다도 고양이들이 마실 수 있는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데 신경을 더 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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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공유된 길고양이 겨울집 3 |
눈과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은신처도 필요하다. 종이박스나 스티로폴 상자를 이용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동물단체나 지자체들이 ‘겨울집’을 배포하거나 설치하기도 하며 일반인들이 길고양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겨울집을 판매하기도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겨울집 만들기’를 검색하면 5분만에 쉽게 만들 수 있는 영상들도 공유돼 있다.
이외에도 자동차 엔진 열기에 몸을 의지하다가 간혹 사고를 당하는 고양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작은 실천방법도 있다. 자동차 타기 전 엔진부 뚜껑 쪽을 여러번 노크하거나 출발 전 차 아래 확인하기, 주차장을 나올 때는 평소보다 서행하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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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공유된 길고양이 겨울집 4 |
첫째, 밥을 줄 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시간대를 이용하고 밥자리 역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마련한다. 불만이나 민원이 발생할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료와 물을 주는 시간을 일정하게 해서 고양이들이 은신처에서 나와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도록 하도록 한다.
둘째, 밥자리 주변은 청결하게 유지한다. 음식을 주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일회용 용기나 캔에 주는 경우 먹고 나면 반드시 치워서 냄새를 맡고 다른 고양이들이 몰려오면서 발생하는 민원을 막아야 한다. 밥자리는 몇 군데로 나누어 고양이들을 분산시킨다. 한 곳에 집중적으로 놓아두면 고양이들이 몰려와 싸움이 나기 때문이다.
셋째, 밥을 주더라도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캣맘과 친해진 고양이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도 없어지기 때문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간다. 길고양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대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고양이들에게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줘야 한다.
길고양이들을 위한 민간단체인 광주시 캣맘협의회 최정순 대표는 “길고양이들에게 겨울은 유독 힘든 계절이다”며 “특히 온통 시멘트로 덮여있는 도시는 온기를 나눌만한 곳이 없어 저체온증이나 저혈당, 동사 소식이 많이 들려와 안타깝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이웃들이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챙겨주는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인 TNR(포획-중성화 수술-제자리 방사) 등 공존과 상생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