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개?(하)
2020년 12월 03일(목) 22:15
<스누피? 곱슬 털 처진 귀 닮은 꼴>

베들링턴 테리어 ‘블루’

조예빈씨 반려견, 2019년 12월생, 수컷·9㎏

곱슬거리는 털이 양 같기도 하고, 둥그런 머리에 길게 처져 있는 귀가 TV애니메이션 주인공 스누피를 닮아 만인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강아지. 순딩순딩한 겉모습 뒤에 과하다 싶을 만큼 쾌활한 실체(?)를 숨기고 있는 이 녀석은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똘똘 뭉친 베들링턴 테리어 견종이다.

베들링턴 테리어(Bedlington Terrier)는 다른 테리어종보다 긴 역사를 자랑하며 곱슬거리는 털로 양 같은 느낌을 주는 개다. 영국 북부의 탄광지대에서 태어나 초기에는 로드버리 테리어라 불렸다. 몸무게는 7~10㎏, 사이트 하운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푸른빛이나 다갈색의 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애견협회 견종표준 정보)

조예빈씨의 반려견 ‘블루’는 아직 한 살이 되지 않은 아기 베들링턴 테리어다. 2019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제 곧 첫 생일을 맞은 블루의 본래 이름은 빨강이었어요. 7마리라 첫째부터 무지개 색깔로 이름을 지었다나봐요. 지난 6월 지인을 통해 첫째를 입양했고 블루라는 이름을 지어줬어요.”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신체적으로는 어엿한 성견이 된 블루의 몸무게는 9㎏으로 준중형견에 속한다. 태어날 때는 새까맣던 블루는 예상했던대로 자라면서 모색(毛色)이 변해갔다. 예빈씨와 처음 만난 생후 6개월 때는 회색과 검은색이 섞여있었고 지금은 거의 하얀색에 가까운 회색의 털을 가지고 있다.

배들링턴 테리어는 모색에 따라 블루, 리버, 탄 등으로 나뉘는데 성견이 되어서는 모색이 모두 같아진다. 예빈씨의 반려견 ‘블루’는 이름처럼 블루 모색을 가진 아이다. 털빠짐은 거의 없다. 다만 복슬복슬 꼬불꼬불한 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틀에 한번씩 빗질은 꼭 해줘야 한다.

베들링턴은 명랑하고 밝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 힐링견, 테라피견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활발하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사회화 훈련은 필수다.

견종 자체가 온순하고 집에서 키우기 좋다고 하지만 활동량이 많아서 산책도 자주 시켜주는게 좋다. 충분한 운동을 위해서는 하루 2시간씩 바깥활동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다. 다행히 블루는 매일 예빈씨의 출근길에 함께 나서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활동량이 부족한 편은 아니다. 매일 점심 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 산책을 하기도 하고 2~3일에 한번씩 집 근처 산책도 시켜준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잦아서인지 애교가 많고 낯선 사람들도 좋아한다. 다른 반려견과 만났을 때는 기분좋은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과해져서 상대견이 부담스러워 할 때도 종종 생긴다.

먹는 것을 좋아해 간식 앞에서는 ‘앉아’, ‘엎드려’, ‘빵야’, ‘코’, ‘하이파이브’ 등 개인기가 넘쳐난다. 자다가도 삶은 계란 깨는 소리만 들리면 어느 순간 앞에 와서 얌전히 앉아있는다.

자랑이라면, 블루는 족보 있는 강아지다. 부견 모견 모두 모델견으로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챔피언 출신견이라고 전해들었다. 그런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니 블루의 성장도 제법 기대가 된다.

“블루와 산책을 하다보면 흔치 않은 견종인데다 온순하게 생긴 덕에 예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때면 제 어깨도 으쓱해지지요. 저의 바람은 블루가 외롭지 않도록 여자친구를 한 마리 더 입양해 가족을 만들어주는 것이에요. 광주에 베들링턴 테리어를 키우는 가정이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블루 친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희망도 갖고 있답니다.”



<스누피! 만화 속 실제 모델>

비글 ‘포미’

백미령씨 반려견, 2017년 2월생, 암컷·15㎏

베들링턴 테리어가 스누피를 닮았다고들 하지만 사실 진정한 스누피는 비글이다. 만화 속 찰리 브라운의 반려견으로 등장하는 스누피는 비글을 모델로 설정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TV 예능 ‘개밥주는 남자2’에서 배우 이태곤의 반려견 샘과 애리를 통해 귀여운 강아지로 많이 알려졌던 비글(Beagle)은 본래 하운드 그룹의 소형 사냥개로 알려져 있다. 타고난 추적능력 덕에 토끼나 다람쥐 등을 사냥하는데 이용돼 왔다. 체중은 10~16㎏ 정도로 중형견에 속한다.

백미령씨의 반려견 ‘포미’는 15㎏으로 제법 건장(?)한 비글이다. ‘나를 위한(for me)’ 강아지라는 뜻으로 ‘포미’라는 이름을 선물했지만 영문 이름은 ‘Pomi’란다. 대부분 소형견을 선호한다지만 어렸을 적 대형견을 키운 경험이 있던 미령씨에게 포미는 소형견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최고의 반려견이다.

“집안에서 뜨개일만 하는 저의 건강을 걱정하던 남편이 어느 날 반려견 입양을 권유했고 의논 끝에 지난 2017년 4월에 전주에 사는 지인을 통해 새끼였던 포미를 데려오게 됐어요. 2월에 태어난 암컷 새끼 2마리가 있었는데 저희를 보고 가장 먼저 기어왔던 아이가 첫째 포미였어요.”

‘매우 활동적인’ 비글의 특성상 집안에서만 키우기에는 무리가 많다. 뜨개일을 하던 미령씨가 남편을 따라 산림분야 쪽으로 직업을 변경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산림기사 자격증 취득을 공부중이라는 미령씨는 실무경험을 쌓을 겸 매일 포미와 함께 산을 찾는다. 드넓은 임야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포미를 보는 게 하루 낙이기도 하다. 덕분에 포미의 근육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탄탄하다. 어찌나 활동적인지 “선머슴이 따로 없다”는 게 미령씨의 이야기다.

비글은 단모(短毛)종 이기 때문에 털 관리가 어렵지는 않다. 털갈이 시기에 샤워만 자주 시켜주면 된다. 포미는 흰색과 검정색, 갈색이 섞인 얼룩 털을 가지고 있다. 피부와 털에 좋다는 오메가3를 가끔씩 먹이기 때문에 모질이 훌륭하다.

비글을 두고 흔히 ‘악마견’ ‘지옥견’이라고들 한다. ‘3대 악마견’(비글, 코카스패니얼, 슈나우저) 중에 단연 1위에 꼽힐 정도다. 넘쳐나는 활동력 때문에 따라오는 수식어일 뿐 본성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활발하고 낙천적인데다 장난을 잘 치고 말썽을 피워서 그런 별명이 붙은 거에요. 보호자의 손이 엄청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것저것 치워야 하고 사납기도 하고 한마디로 ‘부잡스럽다’고 표현하는게 맞겠네요. 하지만 2~3년 청소년기가 지난 이후로는 점잖아지고 어른스러워지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생김새와 다르게 이불 속에 파고드는 걸 좋아한다. 겨울철에는 포미를 위해 늘 보일러를 풀가동시킬 수 밖에 없다. 눈이 많이 내렸던 2017년 겨울, 눈속에서 신나게 놀고난 후 가슴에 동상이 생긴 적이 있는데 그때 추위에 대한 두렴움이 생긴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

“포미가 모든 비글을 대표하진 않겠지만 비글은 굉장히 마음이 따뜻한 강아지랍니다. 탐구심과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하지요. 산책중인 비글을 만났을 때 두렵다면 모른척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반응을 보이면 비글도 그에 맞춰서 또 반응을 보이니까요. 반려견에게 다가갈때는 예의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예쁘다고 불쑥 손을 내민다거나 하는 행동을 자제해줬으면 합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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