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개?(상)
2020년 11월 13일(금) 15:00 가가
<22> 특별한 반려견 소개
반려동물 1500만 시대. 네 집 건너 한 집에 사랑스러운 반려동물이 함께하고 있다. 여전히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많으며 말티즈, 토이푸들, 시츄, 포메라니안, 치와와 등 소형견들의 인기가 높다. 모든 반려견이 소중하지만, 반려가정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특별한 반려견들을 소개한다.
<기품있는 로마제국 귀족견>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먼지’
김현서씨 반려견, 2018년 2월생, 수컷·7㎏
- 크고 둥그런 눈이 매력적인 날쌘돌이 내 이름은 ‘먼지’. 이집트의 왕과 로마제국 지배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Italian Greyhound)에요. 보시다시피 움푹 들어간 복부, 가늘고 긴 다리 작고 뾰족한 머리 생김새가 특징이에요.
대형 사냥개인 그레이하운드를 소형화 시킨 품종이라는데, 로마제국이 지중해를 지배하던 아주 오래전부터 등장했고 르네상스 시대에 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기품있는 견종임을 알아줬으면 해요.
지금의 엄마를 만난 건 2018년 봄, 새끼였던 저는 처음 입양갔던 집에 함께 있던 고양이, 강아지와 잘 지내지 못해서 힘들어 했어요. 재분양한다는 제 사진을 본 엄마가 너무 안쓰럽고 눈에 밟혀서 데려왔다고 해요. 지금은 제가 엄마의 행복 바이러스가 되었다지요.
‘왜 강아지가 먼지 색깔이야?’ 저를 본 엄마의 첫마디는 결국 이름이 되었고, 그 덕분인지 먼지처럼 잘 날아다니기도 하죠.
몸 색깔이 어둡고 날쌔 보여서 사나운 개가 아니냐는(강아지도 아니고, 개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요) 오해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 아주 온순하고 다정한 강아지에요. 심지어 수줍음을 타기도 해요. 친구들이 다가오면 낯을 가려 겁이 나지만 조금 친해졌다 싶으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친구들을 쫓아다니고 레슬링까지 하는 사이가 된답니다.
생김새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아요. “고라니인줄 알았다” “쥐를 닮았다” 얘기를 많이 들었고, “사냥개 아니냐, 무섭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어요. 몸매가 날씬하다보니 엄마에게 “밥을 너무 안주는거 아니냐”며 눈총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이게 다 근육인데 말이죠. 단모종 중에서도 털이 워낙 짧다보니 “일부러 짧게 미용한거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달리기에 특화된 견종이어서 에너지가 넘치는 면도 있어요. 지금보다 어릴 적엔 에너지 조절이 안돼서 하루종일 운동장에서 뛰어놀아도 지치지 않아 엄마를 피곤하게 한 적이 많았어요. 지금은 어느정도 철이 들어서 노는 시간 지나면 자제할 줄도 아는 품위있는 반려견이 되었어요.
누구보다 건강하지만 딱 하나, 추위에는 약해요. 겨울철 보온에 특히 신경써줘야 하죠. 털이 짧아서 외출할 땐 전신보호를 위해 옷을 꼭 입어야 해요. 다리와 꼬리가 얇고 길기 때문에 부러지는 경우가 꽤 있어서 골절 예방도 중요하다고 해요.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흥분하지 않아야 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뛰어내리지도 않아야 해요. 특히 꼬리는 추운 날씨에 피부가 상하는 경우도 있어서 잘 살펴줘야 한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옷도 다른 강아지들 것보다 비싸고 달리기를 좋아해서 애견운동장을 자주 가야하는 저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엄마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사랑 넘치는 마다가스카르 왕실견>
꼬똥 드 툴레아 ‘달자’
강윤경씨 반려견, 2018년 3월생, 암컷·6㎏
- 내 이름은 달자. 마다가스카르의 왕실견 꼬똥 드 툴레아에요. 이름이 촌스럽다고 놀리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원래는 달(moon)로 지으려다가 외자이기도 하고 ‘촌스럽게 지으면 잘 산다’는 얘기가 있어서 결국 ‘달자’가 된 거에요.
꼬똥 드 툴레아(Coton de Tulear)는 ‘툴레아의 솜’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요. 툴레아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항구도시죠. 예전에는 사람들이 꼬똥을 잘 몰랐는데 배우 윤계상의 반려견으로 알려지면서 나름 유명해졌어요. 저처럼 생긴 강아지를 보면 ‘솜털 같은 하얀 털을 가진 사랑스러운 꼬똥이구나’라고 기억해주면 된답니다.
한국에서 내가 태어난 고향은 경남 하동이에요. 하동에는 혈통을 잘 지켜서 번식하고 분양하는 꼬똥 전문 캔넬이 있어요. ‘반려견을 키우게 된다면 꼬똥을 데려오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엄마가 드디어 2018년에 하동까지 절 만나러 오신 거죠.
엄마가 꼬똥을 고집한 건 뭔가 강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어서였겠죠? 꼬똥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알레르기 유발이 없다는 점이에요. 털에 기름기가 없고 뽀송뽀송한데다 털 빠짐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강아지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도 꼬똥은 키우기 괜찮다고 해요.
온화하기로도 꼬똥을 따라올 견종이 없을 정도에요. 아이들이나 다른 동물들과도 잘 지낸답니다. 꼬똥은 1년에 한번씩 종친회라는 걸 하는데 많을 때는 100 마리가 넘는 꼬똥들이 모이기도 해요. 그런데도 서로 싸우는 일이 없으니 얼마나 순한지 더 설명 안해도 되겠죠.
영리해서 빨리 배우지만 배변 훈련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엄마도 저를 데려오면서 ‘다른 건 바라지 않고 대소변만 잘 가리면 좋겠다’고 했대요. 하지만 아가 때부터 배변 훈련을 잘 배워서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어요.
꼬똥을 키울 때 주의할 점은 털 관리 정도에요. 빗질을 자주 하면서 피부질환은 없는지 살펴보고 털이 엉키지 않게 해야 해요. 그 외에는 크게 아픈 적이 없어요. 다리는 짧지만 뼈대가 튼튼하기 때문에 슬개골 탈구 같은 것도 안생겨요.
털 엉킴 때문에 옷을 거의 입지 않지만 머리를 묶어서 헤어스타일을 바꿔준다거나 목에 두르는 케이프로 멋을 내곤 한답니다. 엄마가 저를 위해 해주는 고마운 점이 하나 있어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눈치보지 않고 식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반려견 동반 음식점을 시작했다는 거에요. 앞으로도 반려견 동반석을 점점 늘려가면서 우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도록 하겠다는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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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먼지’
김현서씨 반려견, 2018년 2월생, 수컷·7㎏
- 크고 둥그런 눈이 매력적인 날쌘돌이 내 이름은 ‘먼지’. 이집트의 왕과 로마제국 지배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Italian Greyhound)에요. 보시다시피 움푹 들어간 복부, 가늘고 긴 다리 작고 뾰족한 머리 생김새가 특징이에요.
대형 사냥개인 그레이하운드를 소형화 시킨 품종이라는데, 로마제국이 지중해를 지배하던 아주 오래전부터 등장했고 르네상스 시대에 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기품있는 견종임을 알아줬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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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 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아요. “고라니인줄 알았다” “쥐를 닮았다” 얘기를 많이 들었고, “사냥개 아니냐, 무섭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어요. 몸매가 날씬하다보니 엄마에게 “밥을 너무 안주는거 아니냐”며 눈총을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이게 다 근육인데 말이죠. 단모종 중에서도 털이 워낙 짧다보니 “일부러 짧게 미용한거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어요.
달리기에 특화된 견종이어서 에너지가 넘치는 면도 있어요. 지금보다 어릴 적엔 에너지 조절이 안돼서 하루종일 운동장에서 뛰어놀아도 지치지 않아 엄마를 피곤하게 한 적이 많았어요. 지금은 어느정도 철이 들어서 노는 시간 지나면 자제할 줄도 아는 품위있는 반려견이 되었어요.
누구보다 건강하지만 딱 하나, 추위에는 약해요. 겨울철 보온에 특히 신경써줘야 하죠. 털이 짧아서 외출할 땐 전신보호를 위해 옷을 꼭 입어야 해요. 다리와 꼬리가 얇고 길기 때문에 부러지는 경우가 꽤 있어서 골절 예방도 중요하다고 해요. 장애물이 많은 곳에서는 흥분하지 않아야 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뛰어내리지도 않아야 해요. 특히 꼬리는 추운 날씨에 피부가 상하는 경우도 있어서 잘 살펴줘야 한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옷도 다른 강아지들 것보다 비싸고 달리기를 좋아해서 애견운동장을 자주 가야하는 저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엄마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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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똥 드 툴레아 ‘달자’
강윤경씨 반려견, 2018년 3월생, 암컷·6㎏
- 내 이름은 달자. 마다가스카르의 왕실견 꼬똥 드 툴레아에요. 이름이 촌스럽다고 놀리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원래는 달(moon)로 지으려다가 외자이기도 하고 ‘촌스럽게 지으면 잘 산다’는 얘기가 있어서 결국 ‘달자’가 된 거에요.
꼬똥 드 툴레아(Coton de Tulear)는 ‘툴레아의 솜’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요. 툴레아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항구도시죠. 예전에는 사람들이 꼬똥을 잘 몰랐는데 배우 윤계상의 반려견으로 알려지면서 나름 유명해졌어요. 저처럼 생긴 강아지를 보면 ‘솜털 같은 하얀 털을 가진 사랑스러운 꼬똥이구나’라고 기억해주면 된답니다.
한국에서 내가 태어난 고향은 경남 하동이에요. 하동에는 혈통을 잘 지켜서 번식하고 분양하는 꼬똥 전문 캔넬이 있어요. ‘반려견을 키우게 된다면 꼬똥을 데려오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엄마가 드디어 2018년에 하동까지 절 만나러 오신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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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하기로도 꼬똥을 따라올 견종이 없을 정도에요. 아이들이나 다른 동물들과도 잘 지낸답니다. 꼬똥은 1년에 한번씩 종친회라는 걸 하는데 많을 때는 100 마리가 넘는 꼬똥들이 모이기도 해요. 그런데도 서로 싸우는 일이 없으니 얼마나 순한지 더 설명 안해도 되겠죠.
영리해서 빨리 배우지만 배변 훈련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도 있어요. 그래서인지 엄마도 저를 데려오면서 ‘다른 건 바라지 않고 대소변만 잘 가리면 좋겠다’고 했대요. 하지만 아가 때부터 배변 훈련을 잘 배워서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어요.
꼬똥을 키울 때 주의할 점은 털 관리 정도에요. 빗질을 자주 하면서 피부질환은 없는지 살펴보고 털이 엉키지 않게 해야 해요. 그 외에는 크게 아픈 적이 없어요. 다리는 짧지만 뼈대가 튼튼하기 때문에 슬개골 탈구 같은 것도 안생겨요.
털 엉킴 때문에 옷을 거의 입지 않지만 머리를 묶어서 헤어스타일을 바꿔준다거나 목에 두르는 케이프로 멋을 내곤 한답니다. 엄마가 저를 위해 해주는 고마운 점이 하나 있어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눈치보지 않고 식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반려견 동반 음식점을 시작했다는 거에요. 앞으로도 반려견 동반석을 점점 늘려가면서 우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도록 하겠다는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